LG유통은 지난 6월 경사스런 일을 만났다.

국내의 2개 신용평가회사로부터 A+의 신용등급을 받은 것이다.

유통업체로는 롯데 신세계에 이어 세번째다.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차입금리가 연간 4억원정도 절약된다.

기쁜건 단지 이런 비용절감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추구해온 "질경영"이 성과를 나타내 소비자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더 의미를 두고 있다.

국내 1위의 편의점업체이자 최대의 단체급식공급회사인 LG유통의 강말길
사장은 수익성위주의 질경영 신봉자다.

양질전환이라는 변증법적 논리 대신 질양전환을 믿고 있다.

"수익이 나야 투자재원을 확보할수 있고 그래야 양적 성장도 가능하다"는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강사장은 "일본에서 매출이 가장많은 유통기업은 다이에이지만 수익성은
이토요가토다.

일본유통기업중 1등은 어디냐고 물으면 이구동성으로 이토요가토라고 한다.

그래서 아직 1등을 못하는 슈퍼마켓부문에서 무리하게 양적 1등을 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한다.

이런 질경영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올해부터 실시한 편의점의 전기요금수납대행업무가 바로 그 증거다.

강사장은 "은행처럼 신뢰도가 높은 기관이나 대행해 오던 정부의 공공요금
수납을 서구식 구멍가게인 편의점이 대행한다면 그만큼 신뢰가 있는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오는 10월부터는 한국통신의 전화요금도 받을 계획이다.

"질경영"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공급업자나 지역주민에게도 적용된다.

강사장은 "사서 파는게 유통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물건을 파는 쪽만이 아니고 사들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납품업자들에게 온라인으로 거래를 해서 공개적이고 투명한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상호대등한 관계속에서 성장할수 있도록 공급업자와
공동연수도 계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강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점포전략은 대단히 공격적이다.

중부권진출도 한꺼번에 여러점포를 내는 도미넌트(Dominant) 전략이다.

"뭉게구름처럼 몰려가야 경영의 효율이 오른다"는 얘기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진출도 공세적이다.

아직 구체적인 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중에 그동안 국내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살려 동남아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런 해외진출도 교두보 확보나 직원교육용이 아니다.

본격적인 영업으로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영에는 연습이 없다"고 강조한다.

배수의 진을 치는 벼랑끝 경영만이 살길이라는 것이 강사장의 지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