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책임지고 자리를 물러나겠습니다"

11일 오전 10시 경기도 광명시 기아아자동차 소하리공장 대회의실.

기아자동차 하반기 경영혁신 결의대회가 열린 이곳에서 주수철 소하리
공장장등 15명의 본부장들은 김영귀사장에게 "각서"를 제출했다.

"공장 연구소 인력 기획 총무등 각 본부별로 하반기 경영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으며, 만일 이를 지키지 못했을 경우 모든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것이 각서의 골자.

상반기 판매부진과 자금난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 사정을 "목숨 걸고" 헤쳐 나가겠다는 일종의 "배수진"인 셈이다.

또 그룹내 전계열사 노조가 임단협 협상을 회사측에 일임한데 대해 경영진
및 핵심 간부들이 책임경영의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기아자동차의 한 임원은 "(이날 결의대회가)
삼성보고서 파문과 자금난에 의한 자구노력등으로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각서를 쓴 본부장은 물론 이를 지켜본
1백50여명의 임원진의 표정은 비장함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윤성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