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구입시기와 사용연수에 관계없이 하자발생시에는 1백% 유지보수
해드립니다"

통신용 전원공급장치 전문업체인 동한전자(대표 김진영)가 내세우는
고객만족전략이다.

그만큼 자사제품의 품질과 사후서비스에 자신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에 위치한 이 회사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이같은 고객제일주의 정신으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 "기술한국"의 기치를
드높이고 있다.

필리핀에 연간 60만달러 상당의 정류기를 직접 수출하고 있고 한국통신
한국통신프리텔 삼성전자 대우통신 등 내로라하는 국내 유명 대기업에 각종
정류기를 납품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의 엔지니어링회사인 오키사와 기술제휴해 ADSL(비대칭
디지털전송장치) VDSL(초고속 디지털전송장치) 등을 잇달아 개발하는 등
통신시스템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현재 한국통신연구소 및 한국통신기술진흥의 시범망에 각각 설치돼
시험중인 이들 제품이 보급될 경우 인터넷 전송속도와 영상 전송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지게 돼 이 부문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된다.

최근엔 통신장비의 첨단화 지능화추세에 발맞춰 소형화 됐으면서도 전원
감시 및 제어기능이 추가된 광전송장치(FLC)용 정류기 개발에 성공, 양산
체제구축에 나섰다.

종업원 65명의 작은 중소기업이지만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로 국내외에서
성가를 쌓고 있는 것이다.

전자공학과출신으로 삼보컴퓨터에 근무하던 김사장이 회사를 창업한 것은
지난 86년.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파워서플라이를 국산화한다면 그 수요는
무궁무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총 3천만원의 자금을 밑천으로 구로공단옆 빌딩에 30평짜리 사무실을 빌려
뜻이 맞는 동료 3명과 함께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이후 6개월만에 파워서플라이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산제품을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막상 개발은 했지만 판매가 되지않아 애로가 많았습니다.

제품을 알아주지 않아 정말 답답했지요"

김사장은 "1년 가까이 승용차로 하루 평균 4백km를 뛰어다닌 끝에
가까스로 대우통신에 50대를 납품하는데 성공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대외적인 신뢰도가 제고되면서 주문이 잇따랐다"고 회고한다.

본격적인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 것은 88년 통신장비업체인 대영
전자에 2천대의 파워서플라이를 공급하면서부터.

7명의 연구원으로 부설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바로 이때.

88서울올림픽때는 비디오전송장치용 파워서플라이를 국산화, 대우통신에
납품했다.

이후 동한전자의 성장에 가속이 붙기 시작, 92년 15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이 93년 20억원, 94년엔 30억원으로 이어졌다.

95년 50억원, 96년엔 1백억원을 달성했고 올해 2백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동한전자는 최근 뉴욕에 동한뉴욕지사를 개설했다.

실리콘밸리의 통신시스템관련 최신정보도 입수하고 필요부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김사장은 "항상 열심히 연구하고 뛰는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면서
"오는 99년 장외시장에 등록할 때 직원들에게 주식발행의 30%를 우리사주
공로주로 나눠줄 예정"이라고 밝힌다.

동한전자는 앞으로 동남아지역 수출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 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