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금리자유화로 금융기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금융기관간 또는 같은 금융기관내 대규모 자금이동이
일어날수 있어서다.

금융기관들은 금리자유화가 "양날의 칼"이 될수 있다고 판단, 우선 경쟁
상대의 동향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4단계 금리자유화가 발표된 3일 은행들은 긴급 모임을 갖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가졌다.

조흥 상업 등 7대 시중은행은 3일 종합기획부장 모임을 갖고 자유화된
저축성예금의 금리를 올릴 경우 은행수지에 막대한 영향이 온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

종기부장들은 선발시중은행의 경우 자유화대상인 저축성예금의 잔고가
적어도 2조5천억원, 많게는 4조원을 웃돌고 있어 1%포인트만 금리를 올릴때
수백억원의 수지악화가 생겨난다며 이같은 금리고수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따라 선발은행의 저축성예금 금리는 저축예금 3% 3개월이하 자유저축
예금 3% 기업자유예금 2% 등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조흥은행의 김학수 상무는 "저축성예금 자금들은 금리 민감도가 다소
떨어진다"며 "자동이체 마이너스대출 등 거래의 편의성을 확충 보완하는게
금리측면보다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후발은행인 신한은행도 당분간 저축성예금 금리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

반면 하나 보람 등 후발은행 등은 금리인상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자유화된 저축성예금의 금리를 2%포인트 수준 인상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상태이며 보람 평화 동화은행등도 보조를 함께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선발은행들도 후발은행의 금리인상으로 자금이동이 본격화돼 현행
금리 고수로 인한 플러스요인보다 마이너스 요인이 더 클 경우 불가피하게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일은행의 채덕병 고객업무부장은 "후발은행이 치고 나가는 정도를 봐가며
금리인상을 검토하겠다"며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수수료 현실화 등을 통해
보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종금업계는 이번 금리자유화 조치로 은행권이 고금리 단기금융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단기상품위주의 종금사와 투신의 MMF(자금시장펀드)
수신시장이 일부 잠식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어음관리계좌(CMA)가 은행권과 이같은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현상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금리자유화로 은행권이 저축예금의 금리를 높일수 있다해도 종금사
수준(연11~12%)으로 올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대한종금 이진경 이사)
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더욱이 기업 자유예금의 금리의 경우 7일미만은 예전과 같이 이자가 없어
짧은 기간 종금사에 맡겨둔 기업의 뭉칫돈이 은행권으로 흡수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일부 개인고객의 이탈정도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종금업계는 은행권 가운데 단기금융시장에 밝은 단자사 출신이
대거 포진한 하나은행과 보함은행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선발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상향이 손쉬워 종금사와 경쟁되는 금융상품을
빨리 내놓을수 있는 곳이 이들 후발은행들이기 때문.

<>.종금업계는 거액 CP와 CD 표지어음등 단기상품의 만기제한과 최저금액
제한을 폐지키로 한데 대해서는 오히려 골치가 더 아프게 생겼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단기상품의 최저금액 제한을 낮추면 손이 작은 고객까지 관리해야해 업무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기제한이 폐지되면 요즘처럼 금리하락기에는 고객이 장기투자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거절할 명분이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결국 "종금사 부담만 늘 가능성이 커졌다"(한불종금 유경찬이사)는 얘기다.

특히 종금사가 어음을 할인하면서 현실적으로 이미만기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2년(개발신탁과 연계해 발행되는 옵션CP의 경우)정도로 자유화된
상태였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

특히 최근 기업의 신용위험도가 커지면서 어음만기를 단기화 시키고 있는
추세에서 만기제한을 풀었다고 어느 종금사가 앞장서서 장기로 어음을 할인해
주겠느냐는게 종금업계 반응이다.

<>.증권업계는 RP 등 단기상품의 만기및 최저금액 제한폐지에 대해 상품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반기는 분위기.

그러나 증권사가 이달중 취급하기 시작할 CP의 최저금액단위를 5억원이상
으로 유지한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

투신업계는 중도환매 수수료 자유화를 우려하는 표정이 역력.

"전체수익원중 중도 환매수수료 비중은 10%미만으로 자유화로 투신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 수지가 악화 될 것"(한국투신 백용졸 부장)이라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금융채 발행 허용.

종금채 발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낙관.

3년만기에 중도환매가금지된 탓에 뭉칫돈들이 시중은행의 금융채 매수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금융채물량이 확대돼 금리가 상승, 조달비용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기도.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