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8위,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인 에버랜드.

여기에서는 지금 "레인보우 페스티벌"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시작돼 이달 20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의 골자는 장마철인
이 기간중에는 색깔이 다른 7가지 종류의 우산을 정문에 비치해 고객들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색깔에 따라 놀이시설중 한가지를 공짜로 태워준다는 것.

그뿐만이 아니다.

훗날 날씨가 좋을 때 다시오라고 무료 입장권도 제공한다.

에버랜드는 장마기간중 입장객이 줄어드는 것을 막음과 동시에 다른
놀이공원과의 차별화를 위해 레이보우 페스티벌을 계획했다.

테마파크의 최대 적인 악천후를 차별화의 호기로 활용한 이른바 "반전의
마케팅"이다.

에버랜드와 같은 야외 테마파크의 가장 큰 적은 비와 눈.

아무리 놀이시설이 좋고 볼거리가 많아도 날씨가 나쁘면 어쩔 도리가
없다.

두손 놓고 날씨가 좋아지길 기다릴 밖에.

하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길이 열린다.

에버랜드의 레인보우 페스티벌이 바로 그 예다.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에버랜드가 예상했던 대로 고객들을 감동시켰다.

"비올 때 에버랜드에 가니까 우산도 받고 놀이시설도 공짜로 타고 커피도
얻어 마시고 아주 괜찮던데"하는 식의 얘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장마철로 접어들어서도 예년에 비해 손님이 그다지 줄지않았다고 에버랜드
관계자는 밝혔다.

에버랜드는 레인보우 페스티벌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좋게 나타나자
장마철에 국한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연중 이 행사를 실시키로
했다.

레인보우 페스티벌과 같은 반전의 마케팅은 사업성격상 성수기와
비수기가 완연히 구분되는 업종에 특히 유용하다.

에버랜드와 같은 놀이공원의 경우 장마철이나 겨울철 비수기에는
입장객수가 성수기 (4-6월)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계절별
차이가 크다.

따라서 어느 놀이공원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느냐 하는 것은 비수기
전략에 크게 좌우된다.

에버랜드의 반전 마케팅은 레인보우 페스티벌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7년의 눈썰매장 개설도 따지고보면 반전 마케팅의 하나다.

에버랜드는 당시 국내 놀이공원으로서는 처음으로 눈썰매장을 만들어
"겨울철에는 놀이공원에 가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고객들의 인식을
바꾸어놓았다.

작년 여름 "캐리비안베이"라는 실내외 인공해수욕장을 개설, 바닷가로
집중되는 휴가고객들의 발길을 돌려놓은 전략도 레인보우 페스티벌과
뿌리를 같이 한다.

에버랜드의 마케팅 전략에서 강조되는 또하나의 테마는 단순히 타고
먹고 노는데가 아니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는 것.

에버랜드는 이를위해 "에듀테인먼트 (edutainment)"라는 독특한 전략을
펴고있다.

에듀테인먼트는 교육 (education)과 오락 (entertainment)의 합성어.

말하자면 즐기면서 배우는 체험식 교육프로그램이 에듀테인먼트다.

교육의 기능을 강조하는만큼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은 학생 등 단체
고객을 유치하는데 촉첨이 맞춰져 있다.

공원내 동물원을 이용한 동물학교, 각종 음식찌꺼기와 인공해수욕장에서
발생하는 오폐수의 정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환경학교, 에버랜드 직원들의
친절정신을 알리고 교육시키는 서비스학교, 놀이시설의 다양한 건축양식을
이용한 건축학교 같은 프로그램이 여기에 속한다.

에버랜드는 이들 각종 프로그램들을 알리는 비디오테이프를 이달중 각급
학교에 배포, 놀이와 함께 교육효과도 누릴수 있는 에버랜드의 장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에버랜드의 올해 입장객 유치목표는 지난해보다 1백90만명이 많은
1천여만명.

국민 4명중 한사람꼴로 에버랜드를 찾게하겠다는 구상이다.

계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반전 마케팅이 에버랜드의 목표
달성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주목된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