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사업으로 일어선 사장들의 경력은 다채롭고 그들의 개성도 그만큼
독특하다.

한마디로 "튀는 사장"들이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학창시절부터 옷입는 맵시가 좋았던 멋쟁이였다든지, 사람들의
옷차림에 일찍부터 관심이 많았다든지 하는 천부적인 패션감각은 공통적이랄
수 있다.

박성수 이랜드사장은 80년9월 이대앞에 두평반짜리 보세가게로 창업해
십수년만에 이랜드를 매출1조3백억원의 중견그룹으로 일궈낸 인물.

매일 새벽4시에 출근해서 독서와 사업구상을 하며 1년의 절반은
해외출장으로 시간을 보낸다.

여태 90년형 중고차를 몰면서 전세를 사는 별난 사장이다.

원대연 삼성물산 에스에스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패션전문경영인.

치밀하고 추진력이 강해 별명이 "독일병정"이다.

85년 에스에스를 적자에서 흑자로 바꿔놓았고 제일모직 재직때는
3년간 이익을 3배로 신장시켰다.

"패션은 혼이 있는 사람, 패션과 결혼한 사람이 해야한다"고 늘 강조한다.

신홍순 LG패션사장은 LG패션을 명실상부한 "패션회사"의 이미지를
갖도록하기 위해 고심하는 사람.

외유내강의 온유한 성품으로 각계에 폭넓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의욕과 열정이 넘치며 사내에서 가장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가졌다는
평을 듣는다.

95년 패션피날레 행사에서는 베스트드레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권오상 코오롱상사사장은 소탈해서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이다.

경영스타일은 치밀하고 꼼꼼하다.

패션사업본부장을 거쳐 내수시장구조에 밝다.

상사사장을 맡으면서 패션외에 신유통 상권확대,자동차사업 등에
더 역점을 두는 편이다.

이현종 (주)나산부회장은 온화하고 합리적이면서도 결단이 빠르고
추진력이 강한 노력파 전문경영인.

공인회계사출신답게 계수에 밝고 업무처리에 빈틈이 없다.

김주동 (주)신원사장은 강력한 추진력을 갖췄으면서도 중용의 도를
지키려고 애쓴다는 평을 듣는다.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하반기 신원의 전무로 옮겨온지 몇달만에
사장으로 발탁됐다.

교회장로답게 항상 기도하는 자세로 업무에 임한다.

박홍기 제일모직사장은 신세계백화점 삼성전자 물산 등을 두루 거쳐
삼성그룹내에서도 영업.유통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제일모직을 맡고서도 영업마인드를 항상 강조하고 있다.

솔직.호방한 성격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업무수행에는 저돌적이나 업무를 떠나서는 친형처럼 따뜻하다.

조소도 (주)대현사장은 사업본부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온화하고
포용력있는 전문경영인.

영캐주얼 "NICE CLAUP" 등을 론칭하고 패션전문백화점 "ENVY"를 개점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신영일 (주)서광사장은 패션을 유행보다는 문화적인 가치라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다.

5년째 서광모드음악회를 열고 있으며 40개도시 순회공연을 했다.

"노세일"(No Sale)전략을 추구, 유통선진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영진 (주)진도사장은 진도모피를 "맥도널드 퍼(Fur)"라고 할 정도로
세계시장에서 대중화시킨 장본인.

지금은 내수시장에 치중하고 있고 컨테이너사업비중을 훨씬 높여놓았다.

소탈.온화하며 조용하고 인간미가 넘쳐 직원들과 허물이 없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