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우리의 정신이고 품질은 우리의 자존심이다''

''혁신은 우리의 생활이고 인재는 우리의 보배이다''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에 있는 두산기계(대표 정재식)공장에 들어서면
벽 곳곳에 붙어있는 이같은 내용의 표어가 눈길을 끈다.

이 회사가 경영이념으로 내세우는 이 문구에는 제품 하나를 더 파는
것보다는 어떤 정신으로 제품을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 담겨있다.

수작업공정이 많은 자본재 기계산업의 특성상 업무에 임하는 종업원의
정신자세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엄청난 로스가 발생할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두산기계의 품질경영활동도 전임직원들의 ''의식개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난 87년부터 품질분임조활동을 실시해온 이 회사가 새로이 종업원의
의식변화에 초점을 맞춘 총체적 품질경영활동을 도입한 것은 지난 93년.

당시만 해도 직원수는 1천3백80명이나 되는데도 전년에 비해 약 4백억원이
감소한 1천25억원의 매출에 약 4백억원의 적자가 나는 등 경영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정사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전 종업원과의 개벌적인 면담에 나섰다.

이를 통해 개인의 사고와 조직의 풍토를 점검하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체크해나갔다.

매달 조회와 함께 수시로 종업원과의 간담회를 개최, 애로.건의사항 등을
청취하고 의식의 변화를 역설했다.

외부 저명인사의 초청강연을 통해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의식을 수시로
강조하는 것도 빼놓지않았다.

이후 사내에는 종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일기 시작했다.

회사의 직원들의 일체감 조성으로 ''무엇이든 해낼수 있다''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전사적으로 퍼져나갔다.

일의 추진속도와 능률 또한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자본재 기계산업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자동차 생산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 자질과 의식변화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이라 생각했습니다"

정사장이 밝힌 의식개혁의 추진배경이다.

두산기계가 실시해온 품질경영의 특징은 기법이나 형식자체에 얽매이지
않고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선을 꾀한다는 것.

SQC(통계기법) 등 품질경영기법을 현장에서 그대로 소화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 ''현장상황에 부합되는 개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품질경영기법을 응용, 현장에 맞게 적용하는 것.

실제 현장체험을 토대로 한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이를 실행, 개선해나가고
있다.

매주 조회때는 실패사례를 발표하고 이를 교훈삼아 원인분석-근본원인
제거를 통해 재발을 막는다.

매주 30건이상의 개선사례가 보고되고 있는데 50개 분임조활동중 문제가
발생할때마다 태스크포스를 운영, 처리한다.

이같은 품질경영활동으로 두산기계는 지난해 25억원상당의 원가절감 불량
개선을 이뤄내는 성과를 올렸다.

이에 힘입어 지난 94년 36.4%에 이르던 총 매출액대비 그룹 의존비율이
올해엔 3.6%로 대폭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매출액목표는 지난해보다 38% 늘어난 2천2백36억원.

최근엔 스웨덴의 세계적 로봇제작업체인 ABB사를 제치고 새화신에
55억원어치의 ''로봇용접자동화시스템''을 일괄수주방식으로 납품키로 계약을
맺었다.

또 일본최대의 공장기계메이커들과의 수주경쟁에서 당당히 승리,
포드자동차의 멕시코 부품생산공장에 CNC선반 23대(3백40만달러)를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하는 개가도 올렸다.

"제품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수요자가 만족을 못하면 저품질이라고
할수 밖에 없습니다.

수치에 의한 품질이 아닌, 고객만족의 품질을 달성해야 합니다"

정사장은 "품질과 납기에 관한한 ''두산기계가 최고''라는 신뢰구축으로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기계는 세계16개국에 공장기계 화학식품기계류 환경플랜트 로봇 및
물류자동화기기 등을 수출해왔으며 올해 5천만달러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 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