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2년간에 걸친 연구 끝에 야심작 ''지펠(ZIPEL)''냉장고를
내놓았다.

''지펠''은 삼성이 세계 최정상의 고급품질을 갖춘 제품에만 붙이기로 한
신규브랜드로 이 냉장고에 처음 적용됐다.

삼성이 이 제품에 얼마나 힘을 쏟았는가 짐작할 수 있다.

지펠냉장고의 일차적 타깃은 외제 수입냉장고다.

''아무래도 외제가 낫겠지''라는 소비자들의 무조건적인 외제선호심리를
깨보자는 것이다.

나아가 백색가전으로 세계냉장고시장을 선도해보자는 의도이다.

삼성은 지펠냉장고가 소음, 전력 사용량, 냉장.냉각기능은 물론 가격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래서 주요 판매장소도 외제가 주로 팔리는 백화점매장을 택했다.

맞대결을 벌여보자는 것이다.

기존 가전제품들의 주요 판매통로가 대리점인 것과는 큰차이가 있다.

* 제품특징

''지펠''냉장고의 외형상 가장 큰 특징은 냉장.냉동기가 아래위로 떨어져있지
않고 옆으로 나뉘어졌다.

왼쪽은 냉동, 오른쪽은 냉장기다.

이른바 사이드 바이 사이드(Side By Side)형식이다.

일부 수입냉장고에는 있지만 국산냉장고로는 처음 채택한 형태다.

용량도 가정용으로는 초대형이다.

6백50l와 6백70l 두가지다.

냉장고 전체 수요가운데 5백l이상이 절반을 넘는 추세다.

수입제품은 대부분 6백1이상이다.

초대형 용량은 프리미엄급 제품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소비자들의 과시성과
실용성을 모두 충족시켜주자는 전략아래 채택된 것이다.

지펠냉장고의 주요한 기능으로는 저소음을 꼽을 수 있다.

30dB정도로 주요 수입냉장고의 36 ~ 39dB보다 훨씬 조용하다.

전력소비량은 한달에 6백70l급이 58kW로 1등급 기준치의 70%수준, 수입
제품들에 비해 40%이상 전력이 절감된다는 것이 삼성의 설명이다.

냉각시스템은 삼성고유의 냉장.냉동기능과 별도의 독립냉각시스템을 채택
하고 있다.

이 시스템으로 냉장실 및 야채실의 습도가 50%이상을 유지, 신선도를
최대한 높여 준다.

지펠냉장고의 가격은 1백98만 ~ 2백58만원으로 동급 수입냉장고에 비해
50만원정도 낮게 책정됐다.

국내 소비자들은 수입제품이 국내제품보다 30만원정도 비싼 것은 당연시
여긴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참조한 것이다.

* 마케팅 전략

삼성은 중장년, 고속득층으로 개성이 강한 사람들을 주요 수요자층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을 찾는 층이다.

따라서 판매장소도 이들이 주로 찾는 백화점매장으로 택했다.

고가제품인만큼 애프터 서비스도 ''해피콜''이라는 색다른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우선 제품판매후 만족도에 대해 확인전화를 한다.

또 냉장고 옆에 판매점은 물론 판매담당자 서비스 잔담자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붙여두고 이들에게 책임을 전담하게했다.

좋고 비싼 제품을 산 소비자들에게 그만큼의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서비스차별화전략이다.

삼성은 이 냉장고가 지난 5월 한달동안 2천5백여대가 팔리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별다른 광고 없이 고가의 냉장고가 이 정도의 판매실적을 올린것도
대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가 1조원규모(2백20만대)의 냉장고 시장규모에서 6백l이상 대형냉장고
는 수량에서 11%, 금액에서 2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안에 2 ~ 3개의 ''지펠''추가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3만9천대에서 올해 6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외제수입품을
이제품을 앞세워 적극 저지한다는 전략이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