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1일부로 중국에 반환되는 홍콩.

홍콩은 세계유수의 항구도시다.

수심이 깊어 큰배를 섬가까이 접안시키기에 좋은 조건을 가졌으며, 특히
해상무역로의 라인위에 놓여 있다는 이점이 있다.

유럽과 아랍에서 인도를 거쳐 싱가포르를 돌아 홍콩을 지나 동북아 도시로
물동량이 흘러가는 것이다.

그러나 홍콩의 이같은 무역거점으로서의 지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사실 홍콩의 급성장은 중국이란 시장이 등뒤에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국경제가 개혁개방으로 나아간 이후 홍콩의 수출입창구였기 때문이다.

홍콩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최근들어 중국연안에 항구도시가
개발되면서부터.

또 중국과 대만의 직항로가 본격화되면 홍콩의 역할은 더욱 약화되게 된다.

올초 미국의 유명한 장남감제조판매회사인 토이저러스는 광동성 현지공장
에서 생산된 제품의 선적항구를 홍콩에서 센젠(심천)으로 바꿨다.

지난해 일본의 소니가 북미로 향하는 수출선적항을 이곳으로 변경한지 불과
몇 개월만의 일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항만사용료.

홍콩은 4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한번 올리는 수수료로 약 2백50달러를
받는다.

물론 세계최고수준이다.

이에 비해 센젠항구는 홍콩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백달러안팎.

홍콩수출의 80%는 홍콩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의 재수출이다.

이 가운데 중국제품은 약 60%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센젠 이외에도 칭타오(청도) 상하이(상해) 아모이 후조우(복주) 등
중국연안항만이 정비되고 있는 것이다.

홍콩당국은 아직까지 자신만만하다.

부가적인 서비스가 높기 때문에 여전히 중국 화남경제의 창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이로인해 화물터미널의 신설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민간연구기관의 생각은 당분간 터미널신설계획을 보류할 필요가
있다는 쪽이다.

< 박재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