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환율이 11일 8백원선을 돌파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상승요인들을 감안할때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의 절하
(환율 상승)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조선 철강등 수출주력업종에겐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 원.엔환율 =최근 외환당국은 엔화에 대한 원화의 "적정환율"을 8백원선
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7백70-7백80원선으로 여겨졌던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상향조정된 것이다.

당국은 그동안 서울외환시장에 수시로 개입, 현물환및 선물환을
사들임으로써 원.엔환율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

11일에도 원.달러환율이 하락할 기미를 보이자 수천만달러어치의 선물환을
사들였으며 9일에는 3억달러이상의 현물환및 선물환을 사들여 원.엔환율의
상승을 이끌었다.

당국의 이같은 태도는 원.엔환율의 조정을 통해 수출경기를 회복시키자는
정책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1백엔당 9백원이 "적정환율"이라고 주장하는 무역업계의 압력도 무시못할
배경이었다.

산업은행의 문성진대리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가 계속 강세를 띨 경우
8백50원선까지가 갈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따라 미국이나 일본의 금리조정등 돌발변수가 없는 이상 원.엔환율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최근 외환시장에 설득력있게 나도는 "미국의 금리인상설"이 현실화
될 경우이다.

만약 미국이 다음달 금리인상에 나서게 되면 올 상반기내내 강세를 보였던
엔화는 일순간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그뒤를 이어 원.엔환율의 상승도 마침표를 찍을 공산이 크다.

<> 원.달러환율 =현재 원.달러환율은 원.엔환율의 추이에 따라 변동폭이
결정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가장 "큰 손"인 한국은행이 그렇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5월이후 원.엔환율이 1백원 가까이 상승한 동안 원.달러환율은
8백90원선에 묶여 제자리걸음을 했다.

환율이 내릴라치면 당국의 가차없는 매입개입이 이뤄졌다.

시장수급상황도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수요우위가 여전하긴 하지만 수급격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당국은 그러나 원.엔환율을 높이기위해 인위적으로 원.달러환율을 높일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8백90원선에 머무르는 환율이 9백원선이상으로 오를 경우 가수요심리의
확산등 시장교란과 함께 물가상승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