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세기가 민족은행으로서 고객과 더불어 발전해 오며 국내 최고은행
으로 자리잡은 것이라면 다가올 백년은 세계로 뻗어가는 초일류은행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1백주년을 맞는 조흥은행 직원들과 장철훈 조흥은행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당초에는 창립기념일인 2월19일에 리셉션을 가지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알다시피 뜻하지 않게 당시 행장이 유고되는 사태를 맞으면서 내놓고
잔치도 못했습니다"

현재 국내 법인기업중 1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은 조흥은행 뿐이다.

기업의 흥망성쇠가 대개 30년을 주기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산업사적으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장행장은 이번 리셉션에 또다른 의미도 부여한다.

"한보파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한보를 밑거름으로 삼아야겠지만 언제까지고 얽매여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조흥은행은 오는 7월중 대대적인 도상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개혁이라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자신을 적응시키기 위해서다.

장행장은 이를 지난 91년 11월의 1차 금리자유화 시기와 비교한다.

"그때 실시했던 도상훈련에서 소매금융 지향이란 목표가 마련됐습니다.

오늘날의 조흥은행 장점이 싹텄던 것이지요.

이번의 도상훈련은 새로운 1백주년의 단초를 열어줄 것입니다"

장행장은 지난 3월 취임이후 조직을 활성화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실수는 은행조직에 돌이킬수 없는 막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매니지먼트(경영)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게 관건입니다.

조직이 의사결정의 중추가 되도록 시스템을 꾸준히 바꿀 계획입니다"

장행장은 이미 여신을 비롯한 제반 권한을 대폭 하부로 이행했다.

"성과를 진단하긴 아직 이릅니다.

위임된 권한을 남용할 소지도 있고 책무를 소홀히하는 사태도 예상됩니다.

그러나 조직이 활성화돼야 우리의 목표(소매금융강화)를 달성하는 작업도
훨씬 효율적으로 될 것입니다"

서울리셉션을 마친후 조흥은행은 도쿄(19일) 런던(24일) 뉴욕(하반기 예정)
등 해외에서도 1백주년을 자축할 예정이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