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펀딩은 아시아로, 아시아 모험자본은 실리콘밸리로"

아시아와 미국의 벤처캐피털리스트를 결집해 태평양 주변국가간
비즈니스와 교역을 증진시키기 위한 "97 아시안벤처포럼"이 지난 5,6일
이틀간 미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 소피텔호텔에서 열렸다.

"아시아-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하이웨이"를 주제로한 이번 벤처포럼에는
미국 한국 중국 대만 홍콩등 10개국에서 2백50여명의 벤처캐피털(VC)
관계자들이 참석, 인터넷 소프트웨어 정보통신 반도체등 4개 분야에 걸쳐
정보를 교환했다.

아시안.아메리칸제조업자협회(AAMA)와 아시안벤처캐피털저널(AVCJ)
공동주최로 열린 이포럼에는 타린쓰 H&Q아시아퍼시픽회장, 비놋 코슬러
클라이너퍼킨스사 파트너,허버트창 인베스타캐피털사 파트너,알버트
유 인텔부사장등 저명인사를 포함 20여명이 연사로 나서 주제발표를 했다.

이번 벤처포럼은 국내에 벤처붐이 이는데다 법개정으로 올하반기부터
창투사의 해외단독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열려 국내
창투업계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에 우리나라에선 투자회사협회 주관하에 28명의 창투업계 관계자들이
참석, 실리콘밸리와 아시아 주요국가들의 벤처캐피털산업에 대해 해외
벤처자본가들과 논의했다.

특히 국내에선 고정석 일신창투사장이 연사로 나서 "급변하는 한국
벤처캐피털산업"에 대해 발표를 했다.

이포럼에서 고사장은 "최근 한국정부의 벤처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벤처투자여건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면서 "이에따라 IT(정보기술)
관련시장은 오는 2001년께 5백40억달러(48조3천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고사장은 이어 "한국의 VC회사가 실리콘밸리내 유망 벤처기업에
자본참여해 신기술개발.제조.마케팅을 지원하고 미국등 해외 VC이
한국 VC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공동투자 나스닥등록 등에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주최측인 AVCJ홀딩스사의 대니얼 슈워츠사장은 "한국정부의 규제완화에
따라 한국 VC산업은 크게 발전할 것이 예상된다"며 "내년 11월 서울에서
열릴 아시안벤처포럼을 국제협력및 도약의 발판으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포럼에는 국내 VC외에 삼성물산(해외벤처투자사업팀) 직원
2명이 참석, 해외투자 및 매수합병을 위한 상담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회사의 황규태부장은 "3백60만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미국 인공위성
장비업체(스카이데이터)를 지난해 이스라엘에 매각해 8백만달러의 차익을
남겼다"며 올들어 가동한 "윈팀"을 통해 올해 5~6건의 해외투자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포럼을 전후해 동양창투 일진벤처 우리기술투자 한미창투 한국기술투자
등 다수의 창투사 대표들이 현지 벤처기업.

캐피털리스트들과 실질적인 투자상담을 벌이기도 해 포럼을 계기로
해외투자가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준 LG창투사장은 "벤처포럼 등을 통해 미국 최고의 벤처캐피털회사로
꼽히는 클라이너퍼킨스사 파트너 13명중 7명과 돈독한 유대관계를쌓았다"며
내년부터 실리콘밸리지역 투자에 본격 나설 작정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미국) = 문병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