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내 현대식 상가들이 비틀거리고 있다.

재래시장 재개발붐이 한창인 동대문시장의 경우 거평프레야 우노꼬레
삼우텍스프라자 MC프라자 월드패션마트등 현대식상가의 입점상인들이
속속 빠져나가면서 상가 공동화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장사를 포기한 상인들은 점포월세금이라도 챙기기 위해 점포를
내놨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걱정이 태산같다.

장사를 하고 있는 점포도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 한산한 모습이다.

이는 동대문 재래시장의 재개발붐을 타고 점포수요보다 턱없이 많은
점포가 공급됐기 때문이다.

현재 동대문지역내에 건립됐거나 건립중인 현대식 의류전문상가는 줄잡아
10여개로 점포수만도 1만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9월 정부시범도매상가로 탄생한 거평프레야는 전체 3천여개점포중
5백여개가 이미 점포문을 닫았다.

특히 이 건물 5~6층 원단및 부자재상가의 경우 절반이상의 점포들이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상가시공사인 거평그룹은 입점상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오는 9월부터 받도록 돼있는 임대료(1평당 5만원)징수를 연기하고
상가활성화 지원자금을 대폭 늘리는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거평프레야 인근에 두산타워 밀리오레등 대형상가의 개점이
내년으로 다가오고 있어 입점상인들의 이탈이 확산될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노꼬레 삼우텍스프라자 MC프라자 월드패션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초 개장한 우노꼬레는 6층 남성복상가의 60%정도가 빈점포로
남아있다.

지하 숙녀복상가는 장사가 안돼 잡화매장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규모의 원단및 부자재상가로 개장한 삼우텍스프라자는 전체
1천5백여점포중 50%정도가 빈점포로 남아있다.

MC프라자는 전체 2백여개 점포중 60개정도만 문을 연 상태다.

이밖에 글래머2000을 재단장해 오는 8월 수입전문의류상가로 변신하는
"월드패션마트"는 1층을 제외한 지하1~2층과 지상2층의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의 잘나가던 상가인 아트프라자 디자이너스클럽상인들도 이같은
상가 공동화현상이 파급되지 않을까 걱정스런 모습이다.

MC프라자의 한 상인은 "점포공급의 과잉으로 동대문이나 남대문시장중
하나가 정리돼야 할판"이라며 "정부측에서 상가 재개발을 규제해야 기존
상가들이 살아남을수 있다"고 말했다.

< 손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