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업계의 우먼파워"

도화정보통신의 김혜란 상무(40)는 국내 온라인 업계의 여걸로 통한다.

그녀가 키를 잡고 지난 4월 시장에 돛을 올린 멀티미디어 PC통신 서비스
"마이넷"호가 대기업들의 틈새를 뚫고 순항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넷은 기존 PC통신 업체들이 외주에 의존하던 엔진기술을 자체
개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업계는 마이넷의 이같은 쾌조의 출범은 지난 15년간 온라인 업계에서
외길을 걸어온 김상무의 경력과 기술력 덕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녀가 온라인 분야에 발을 담근 것은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지난 82년.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소프트웨어(SW) 개발분야에 투신, 한 중소업체에서
호스트와 단말기를 잇는 온라인용 SW 개발을 담당한게 계기가 됐다.

이어 83년 쌍용컴퓨터 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국내 최초의 상용
워드프로세서 "세종워드" 개발의 주역을 담당했다.

또 기업 조직내에서 전자우편을 통해 각종 문서를 주고받는 시스템을
개발, 국내 온라인 서비스 기술의 근간을 마련했다.

그녀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쌍용그룹 최초의 여성과장 자리에
오르는 등 국내 정보통신업계에 여성파워의 물꼬를 텄다.

그후 쌍용컴퓨터 연구소의 강용중 소장이 도화정보통신을 창업하면서
이 회사의 조타수 역할을 맡게 됐다.

도화정보통신은 시스템통합(SI) 업체로 출발, 온라인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잇따라 대기업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어 기업내 VAN(부가가치통신망) 구축의 경험을 살려 PC통신분야로 눈을
돌렸다.

김 상무는 "PC통신의 거품을 빼고 양질의 정보를 저가로 제공해
내실있는 경영환경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도화호의 비전을 밝혔다.

또 특화된 오락 및 교육정보와 무료 인터넷 접속서비스등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후발업체의 핸디캡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설명했다.

마이넷은 내달부터 국내 최초로 비디오 채팅 서비스의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인터넷폰과 인터넷팩스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이를통해 오는 2000년에는 종합 정보통신업계로 발돋음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김상무는 요즘도 연휴를 반납한체 회사에 출근, 사원들의 개발을 독려한다.

그녀 스스로가 일단 개발에 몰두하면 날 새는줄 모르는 "일중독증 환자"
라는게 주위의 평가.

그녀는 이를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내고 마는 "엔지니어의 오기"라고
들려줬다.

김상무는 "온라인 산업은 여성들이 별다른 제약없이 실력으로 승부를
걸수있는 좋은 무대"라며 "10년정도는 더 일을 한후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가족과 함께 그동안 못누린 여가를 한껏 누려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포부를 덧붙였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