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기계제작업체인 대현테크(대표 장용현)는 "늦깎이" 벤처기업이다.

지난달 자본금을 36억원으로 증자하면서 한국종합기술금융(KTB)으로부터
6억원의 자본투자를 받아들였다.

창업한지 19년만의 일이다.

이는 두가지 점을 시사한다.

우선 신설회사 뿐아니라 기존 중소기업도 벤처대열에 얼마든지 들어갈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비하이테크성 재래업종도 국산화 및 특허기술을 보유하면 그게 바로
"벤처"라는 것이다.

이회사는 "벤처"가 없던 시절에도 이미 벤처기업 정신으로 일관해왔다.

장사장은 포크레인 불도저등 굴삭장비의 부품이 전량 수입되는 것을
보고 국산화해야 겠다는 생각에서 79년 맨손으로 중장비부품업체를 창업했다.

기술.제품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과 진취적 정신을 스스로 믿었던 것.

그는 사업초기부터 일본의 앞선 기술을 단숨에 모방.응용해 국산화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87년에는 일본 오카다기연공업사와 제철설비 기술제휴를 체결한뒤 불과
2년만에 이설비를 국산화하기도 했다.

이런 공로로 그해 상공부가 주최한 한국기계전에서 DDS-R셰어라인의
국산화 및 수입대체 공로를 인정받아 석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91년 92년 연속 한국기계전에서 셰어라인 및 슬리터라인등 4개
제철기계부문의 우수 국산화업체로 선정돼 산업포장등을 수상했다.

대구 성서 1,2공장과 경북 고령공장에서 제작하는 품목은 고로제철설비
냉연제철설비 스테인레스제철설비 냉연코일표면가공설비 강판전.절단설비
등.

기계설계는 물론 제작 설치 시운전 조업 교육까지 토털엔지니어링을
수요업체들에 제공하고 있다.

장사장은 "포항제철등 발주처의 설계도에 의존하는 여타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높을수 밖에 없다"며 "이때문에 수주경쟁을 통해서도 타사에 비해
10%정도 높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기술력에 힘입어 90년 80억원이던 매출은 6년만에 4배나 급신장했다.

지난해 종업원 1백50명으로 내수 2백억원 수출 1백10억원등 모두
3백10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48% 늘어난 4백50억원 달성이 목표.

90년부터 축적해온 기술.노하우가 꽃피고 있어 오는 2000년에는 제철설비
분야에서만 2천억원을 달성할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있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세계적 기업들과의 경쟁을 뚫고 일본과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등
동남아, 중동 등지로 모두 40여개 라인을 수출했다.

지난 1월에는 중국상해에 지사를 개설, 현지 내수시장 공략에 나섰고
대량수출을 위해 중국 현지공장을 건립할 계획으로 부지를 물색중이다.

이회사의 최대 애로는 지방업체들의 공통과제인 유능한 인력
확보문제.기술혁신 의욕이 강한 장사장은 박사 2명 석사 4명 학사 12명으로
구성된 대구공장내 자동화개발연구소에 만족하지 않는다.

서울.수도권 근로자들의 지방근무 기피현상을 감안해 94년 설립한
서울지사에 연구소를 별도로 발족, 연구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문병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