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금융회사에 대거 돈을 댔다가 이 회사의 부도로 8천만달러(추정)를
물린 국내 금융기관들이 대출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LG종금을 비롯 외환리스 국민리스 산업리스
등 국내 리스업체의 홍콩출자법인 등이 어음을 사거나 신디케이트론 형식으로
자금을 댄 태국의 원홀딩컴퍼니가 1천3백50만달러의 원리금 상환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원인이었던 "파이낸스원"과 현지 시중은행인
타이다뉴와의 합병작업이 최근 깨졌다.

H종금사 관계자는 "합병무산으로 태국정부가 파이낸스원을 인수할 계획을
밝힘에 따라 합병과정에서 제외돼 자생능력이 없어 부도가 난 원홀딩컴퍼니도
정부의 구제금융을 제공받아 회생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개입한 합병작업이 깨지면서 태국정부의 금융산업에 대한
통제력이 상실돼 금융공황까지 올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원홀딩컴퍼니의 부도로 태국 내외의 금융기관이 물린 자금은 2억1천만달러로
이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금융기관이 물린 자금은 1억3천만달러에
이른다.

원홀딩컴퍼니는 최근 지정된 재무대리인이 내놓은 자구계획안이 채권금융
기관들로부터 거부당해 채권금융기관들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를 구성, 자구
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이달말 가동할 이 위원회에는 변동금리부채권(FRN) 등 금융상품별로 대표
1명씩이 참여하는데 국내에서는 외환은행의 태국현지법인인 KB방콕 등이
참여한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