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차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대우자동차가 신형 레간자를 내놓으면서 중.대형시장 싸움에 불을
당긴데 이어 쌍용자동차가 오는 10월 대형승용차 "체어맨"을 출시한다.

곧바로 뒤이어 내년초에는 기아자동차가 크레도스의 변경모델을 내놓고
현대자동차는 쏘나타 의 후속모델을 출시한다.

또 삼성자동차는 내년 3월부터 첫 모델인 "KPQ"(프로젝트명)의 시판에
들어간다.

기존 현대 기아 대우등 승용3사간 싸움에 쌍용과 삼성이 새로운 주자로
뛰어들어 "중.대형급 시장의 대혼전"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각사들은 곧 내놓을 이들 차종 개발에 모든 전략을 집중시키는
한편 타사의 전략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때문에 올해말이나 내년초부터 국내 중.대형차 시장이
전성기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의 경우 45만대에 달했던 중.대형 시장이 올해는 50만대로, 내년에는
또다시 62만대 규모로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각사들이 중.대형차종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는 것도 이같은 시장
전성기를 충분히 이용하기 위해서다.

쌍용자동차의 체어맨은 독일 벤츠의 "E클래스"를 기본 모델로 해 만든
배기량 3천2백cc급 승용차이다.

쌍용은 이 차가 E클래스를 기본 모델로 했지만 도요타의 "렉서스", 혼다의
"비전"과 같은 세계 최고급 차를 벤치마킹해 개발한 만큼 기존 동급의
국산차에 비해 품질과 성능이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유선형을 강조해 날렵한 인상을 풍기고 차체길이가
국내 동급차중 가장 길고 넓이도 크다.

쌍용은 가격이 4천만원대 후반으로 국산 동급차에 비해 비싸지만 품질과
성능의 우수성에 힘입어 성공적인 시장진입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10월 3천2백cc급 체어맨에 이어 내년초 2천cc와
2천3백cc급 두 모델을 더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크레도스의 변경모델을 내년 2~3월께 내놓을 계획.

부분변경이지만 풀모델체인지(완전변경)에 가까울 정도로 외관이 많이
바뀐다는 게 기아측의 설명이다.

우선 앞.뒷부분의 볼륨을 크게 강조해 종전 이 차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뒷부분의 허약함을 보완했다.

헤드램프나 프론트 그릴도 새롭게 디자인된다.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후속모델인 "EF"(프로젝트명)는 외관이나 실내
디자인이 다소 "파격적"일 정도로 새롭게 바뀐다는 게 현대측의 설명.

전체적으로 볼륨감을 강조하는 한편 직선미가 가미돼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다.

현대는 당초 이 차를 내년 3월 삼성자동차가 나온 이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남양만연구소에서 자체 품평회를 가진 결과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판단, 출하시기를 2월께로 앞당기기로 했다.

삼성자동차의 "KPQ"는 닛산의 멕시마(기본모델 세피로)를 기본으로
22.0SR엔진과 2.0 2.5VQ엔진을 탑재한 3개차종으로 시판된다.

이 차는 충돌시 충격 최소화와 쾌적한 주행감을 위해 세이프티존바디
개념과 멀티링크빔서스펜션이 적용되고 고효율 연비와 저소음 실현을
위해 실린더블록과 헤드가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최고시속이 2백20km에
이른다는 게 삼성의 설명.

삼성자동차는 KPQ가 기본모델로 한 닛산의 세피로보다 안전성과 주행
능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