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등으로 뼈가 부러지면 정형외과에 간다.

한번쯤 뼈가 부러져본 사람이라면 그곳에서 석고붕대를 감고 더운 물을
발라 깁스를 했던 기억이 날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부러진 뼈에 핀을 박아 몸밖에서 부러진 뼈를 고정시키는
체외고정기구를 쓴다.

회복이 빠르기 때문이다.

또 자칫 뼈가 뒤틀려 팔다리가 약간 기형이 될 수도 있는 깁스의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이 기구이다.

시술이 간편하고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이 적은 것도 이 기구가
널리 쓰이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이 체외고정기구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환자들에겐 높은
가격이 큰 부담이었다.

그러던 것을 국내 중소기업이 자체기술로 국산화해 가격을 수입제품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그동안 한조에 3백만원정도 하던 것을 90만원대로 낮춘 것이다.

더구나 5월부터는 이 국산 체외고정기구에 대해 의료보험도 적용돼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이 기구는 개발과정에서 외국산 제품이 갖고 있는 한계점을 철저하게 극복,
품질면에서도 외제를 크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이 국산 체외고정기구로 시술해본 의사들도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만들어졌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체외고정기구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주인공은 방위산업체로 약 20년동안
포탄에 들어가는 신관을 만들어온 협진정밀공업(대표 윤병규)이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 93년 첫 체외고정기구 모델인 "엑스터(EXTOR)"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그후 4년에 걸쳐 약 1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추가로 투자, 지난달 대폭 개량된 두번째 모델인 "다이나-엑스터
(DYNA-EXTOR)"를 개발 완료했다.

개발과정에는 서울대학교병원과 한국과학기술원 등이 공동참여했다.

협진정밀은 이미 고도로 자동화된 정밀가공 설비를 갖추고 있어 별도의
설비투자없이도 이 제품을 월 5백세트가량 생산할 수 있다.

정밀가공기술과 설비를 보유한 것이 제품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던
이유라고 한다.

이 회사는 체외고정기구외에 치근 등 다른 의료기기의 국산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문의 (02)704-6030~1

< 김용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