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금융개혁위원회 23차 전체회의는 오전 10시부터 10시간이 넘는
마라톤회의를 강행, 일단 감독기관과 정비방안에 대해선 결말을 지었다.

저녁도 그른채 오후 8시가 넘어서야 비로소 종회됐다.

금개위는 이날 오전 은행 소유구조 개편방안을 논의했으나 현행 4% 소유지분
한도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입장과 지분 한도를 10%로 확대해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국 합의를 보지 못하고 오는 20일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다시 거론하기로 했다.

이날 설전만 거듭하고만 은행소유 지분 한도는 4%로 하되 엄격한 규제를
두어 최대 10%까지 보유할수 있도록 하는 안이 잠정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개혁안의 최대 쟁점이었던 금융기관 감독문제가 전격 합의된 것은
전날 김영삼 대통령의 금융개혁의지 재천명과 이달 26일로 예정된 대통령
보고 시한에 쫓긴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금융기관 감독권과 관련, 일부 위원들은 한은의 목적을 물가안정으로 하고
지급결제기능은 아예 없애자는 주장을 펴 현재 은감원의 모든 기능을
금감위에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

이들 위원들은 한은에 일부 감독기능을 남겨둘 경우 금감위와 감독업무가
중복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한은에 감독기능을 줘서는 안된다고 위원들
을 설득했으나 결국 지급결제기능을 한은의 수단으로 하자는 의견이 우세해
한은에 채무인수보증 경영지도 편중여신 등의 검사기능을 남겨두기로 합의
했다.

한편 일부 위원은 현재 한은법상 이사를 둘수 없는데도 실제 이사를 두고
있다며 한은의 조직문제도 거론하는 등 정작 핵심사안 논의는 뒷전인 해프닝
도 벌어졌다.

일부에서는 이를 금감위에 모든 감독기능을 넘기기 위한 고도의 전술이
아니냐고 한마디씩 하기도 했다.

<>.김병주 금개위 부위원장은 회의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지지부진하자
몹시 허탈한 표정으로 한 전문위원에게 "왜 그동안 우리가 밤세워 작업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 전문위원은 저녁식사도 거른채 회의를 속개하는 위원들의 체력에 새삼
감탄하며 "지쳐 나가떨어지는 사람은 나이어린 순인 것같다"고 우스개소리를
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체제 개편안이 매듭지어진 이날 재경원과 한은 관계자들은
밤늦게까지 대기하며 논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이날 회의장에는 한은의 이상헌 조사1부장 등 관련부서 임직원들이 나와
금개위 회의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재경원은 금감위 최종 개편안이 전해지자 윤증현 금융정책실장 주제로
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박영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