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목표(인플레이션 타게팅) 방식으로 통화관리를 변경
하는 방안을 신중히 모색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최근엔 올부터 새로 도입된 중심통화지표인 MCT(총통화+양도성예금
증서+금전신탁)의 유용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다 한은 독립문제도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어 통화관리목표와 통화신용정책의 주체를 둘러싼
논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 인플레이션 타게팅방식 도입 주장

=한은은 올부터 인플레이션 타게팅방식 도입검토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지난 3월엔 연차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 타게팅방식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6일 한은 과장급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책토론회에선 인플레이션
타게팅방식이 주제로 발표돼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은의 인플레이션 타게팅방식도입 검토주장이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이 문제가 한은 독립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 방식을 도입하는데 걸림돌중 하나로 중앙은행이 물가목표만을
위해 통화를 관리하기엔 제도적 여건이 미비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즉 한은이 올들어 연속적으로 인플레이션 타게팅방식을 흘리고 있는 것은
이 방식도입을 위한 전제조건인 한은 독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많은 편이다.

<> MCT 지표의 불안정성

=통화량 중심의 통화관리가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는 것도 인플레이션
타게팅방식을 검토하게 만든 주된 요인이다.

한은은 올부터 MCT를 M2(총통화)와 함께 복수중심통화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시중유동성은 변화가 없는데도 MCT 증가율은 작년말 18.6%
에서 지난달말에는 16.6%로 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M2 증가율은 같은 기간 17.8%에서 20.8%로 3%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물론 MCT 증가율이 급락한 것은 지난 2월 CD(양도성예금증서)에 대한
지준부과로 MCT에 포함되지 않는 표지어음으로 돈이 이동,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들의 표지어음 발행잔액(4월말 12조4천억원)이 발행한도
(약 13조원)에 거의 육박했기 때문에 앞으론 통화지표의 왜곡현상은 사라질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궁극적으로 통화량중심의 통화관리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나타내준다는 지적이 많은 편이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