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화업계 사람들은 웃음을 되찾았다.

원료인 나프타값이 하향세로 돌아선 반면 수출주종품인 합성수지값은
상승세를 계속 하고 있기 때문이다.

LDPE(저밀도폴리에틸렌)등 일부 품목은 중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엔
수출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한마디로 수출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화업계는 지난해 2.4분기부터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의 수요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중국 중앙정부가 작년 4월 수출입 항구에 대한 세관검사를 강화한 이후
수출량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면 법정관리 중인 대한유화 정도만이 지난해 흑자를 냈고 대부분이
실제적으론 적자를 봤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지난 2월부터 예상외로 합성수지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개선됐다.

4월말 현재 PVC 가격은 t당 8백50달러.작년말보다 25%이상 뛰었다.

LDPE HDPE(고밀도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등도 3~8%가 올랐다.

중간원료로 쓰이는 기초유분인 에틸렌과 프로필렌은 각각 t당 5백90달러로
작년말에 비해 1백10달러, 80달러가 올랐다.

특히 유공 삼성종합화학 등 국내 5개업체와 동남아 일부 업체의
정기보수가 시작된 4월부터는 일부 제품에서 가수요까지 나타나기 시작됐다.

반면 그동안 채산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했던 나프타값은 하향안정세로
돌아섰다.

올들어 당초 예상치보다 10~15% 높은 t당 2백25~2백40달러선에서 거래됐던
나프타 가격은 최근 들어서는 2백7~2백8달러로 내려섰다.

LG화학 관계자는 이와 관련 "중국의 수요가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살아나고
있고 기초유분 등의 공급 부족에 따른 합성수지 가격상승세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여 상반기에는 유화경기가 상승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품목의 경우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호황국면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테면 ABS(아크릴로부타디엔스티렌)나 PS(폴리스티렌) 등은 중국내
재고가 너무 많다.

이들 품목은 올들어 지난해말보다 가격이 오히려 떨어진 상태이다.

가격하향세를 예상해 구매시기를 늦추고 있는 중국 등 대형 수입처의
심리적 저항도 본격적인 회복기진입의 걸림돌이다.

삼성종합화학 관계자는 HDPE와 LDPE 등이 t당 1천달러, PVC가 9백달러를
돌파했다가 다시 떨어졌다며 이 가격대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합성수지
수출경기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보아 올해 유화업종은 지난해 보다는 분명 나아질
것이란 것이 업계의 기대다.

석유화학공업협회는 특히 미국과 유럽지역으로부터 아시아지역으로
유입되는 물량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중시하고 있다.

이들 지역이 자국 내수경기의 호조로 아시아지역 수출에 나서지
않고 있어 공급요인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공급은 줄겠지만 중국 등의 수요가 제대로 살아날 것이냐에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도 여전히 중국이 유화의 호.불황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모업체 관계자는 "중국이 문을 활짝 열어주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신시장
개척노력을 어느 때 보다도 강화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