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종이가 세계시장에 날개돋친듯 팔려나가고 있다.

한솔제지 계성제지 신호제지 한국제지 신무림제지 등 국내 제지업체들은
공급이 달릴 정도로 해외주문이 밀려드는 등 전례없는 수출호황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제지업체들은 모처럼의 호기를 수출확대의 기폭제로 삼기
위해 해외지사를 늘려나가는 한편 일본 호주 미국 등 고가시장에 대한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호제지와 신호페이퍼는 올해안으로 동남아 중동 유럽등지에 해외 판매
법인을 10개가량 늘리기로 했으며 한국제지 역시 홍콩지사를 신설할
계획이다.

신무림 무림제지는 미국 호주 등 고가시장에 대한 수출을 늘려나가면서
이란 등 중동지역과 태국등지의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계성제지는 홍콩지사를 통해 시장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신문용지 인쇄용지 백판지업계의 1.4분기 수출량은 총 34만t으로
지난해동기의 19만5천t에 비해 70%가 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문용지가 3만3천17t으로 6백4%, 백상지가 7천1백44t으로 86%증가했다.

또 아트지가 12만2백47t으로 56%, 백판지가 18만t으로 64% 늘어났다.

제지업계의 이같은 수출호조는 미국의 경기호황과 함께 중국 동남아등지의
종이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

또 최근 수년간 설비를 증설해온 제지업체들이 내수시장의 공급과잉을
극복하기위해 적극 해외시장개척에 나선 것도 증가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달러화상승 수출가격상승 등으로 수출이 내수시장보다 유리하다는 점도
수출증가의 한 이유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시장에서 신문용지가격은 지난해말이후 t당 74달러이상 급등, 현재
5백75달러선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오는6월 이전에 추가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판지의 경우도 중국 홍콩시장에서 올초 t당 4백90달러에서 2월부터
매달 30달러씩 올라 현재 5백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게다가 원화절하에 따른 가격상승분까지 더해져 수출채산성이 크게
좋아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그간 국내에 누적된 재고도 크게 소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문용지의 경우 한라 신호의 신규시장진입과 한솔 대한의 증설로 인해
올해 30만t이상의 공급과잉이 우려됐으나 각 업체들의 재고가 상당부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솔제지는 수출이 급격히 느는 추세를 감안, 올해 수출목표를 신문용지
15만5천t, 인쇄용지 16만t, 백판지 19만t등 총 50만5천t으로 잡았다.

계성 남한 풍만제지역시 미국 호주 등의 수출을 늘려나가 올해 8만t이상
(7천만~8천만달러)의 인쇄용지(아트지포함)를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신호제지와 신호페이퍼는 지난해 수출 6천만달러보다 두배가까이 늘어난
1억달러이상의 수출을 달성한다는 목표아래 활발한 해외영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하반기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용지수출을 시작한 신호페이퍼는
수출다변화를 위해 올해안에 해외지사를 10개가까이 늘려나갈 방침이다.

신호제지와 신호페이퍼는 늘고 있는 해외수요에 대비해 연산 24만t규모의
신탄진공장을 건설, 오는 6월 가동에 들어간다.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 15개국에 인쇄용지를 수출해온
한국제지도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 수출보다 60% 늘어난 8천만달러로
잡고 수출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제지연구소와 기술제휴, 고급지의 품질을 높여나가고 국제시장
동향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올해안에 홍콩지사를 개설, 동남아시장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고 앞으로
유럽 남미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한국제지는 이를 위해 경북온산공장에 연산 25만t규모의 3호 초지기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도입이 확정될 경우 이 회사의 생산능력은 연산 총 58만t으로 늘어나게돼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제지연합회의 이상문 이사는 "수출물량증가로 종이 재고가 소화되고
수출가격상승 환차익 등으로 제지업체들의 경영상태가 크게 호전될 것"
이라면서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같다"고 덧붙였다.

< 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