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전시장을 잡아라"

가전 3사가 정보가전시장 공략을 위해 각사별 대표주자들을 내세웠다.

아직 만족할만한 시장규모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정보가전 시장을 공략
하기 위해선 특정 상품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주자 격인 제품은 디지털비디오디스크(삼성), 개인휴대정보단말기(LG),
인터넷TV(대우) 등.

가전사들은 이들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물론 자사의 이미지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영상매체인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DVD양산 제품을 내놓고 중국시장에서 대규모 수출계약을
따낸데 이어 최근엔 미국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미국지역 딜러를 대상으로 제품설명회 등을 열면서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삼성은 또 28인치 와이드TV에 DVD와 VTR를 함께 내장한 과도기형 제품을
시판할 계획이며 PC에 DVD롬을 장착한 각종 파생상품도 선보였다.

DVD의 경우 소프트웨어의 부족 등 문제점이 있지만 정보가전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삼성의 판단이다.

여기에 맞선 LG는 PDA(개인휴대정보단말기)와 핸드헬드PC부문에서 정보
가전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PDA는 휴대폰 삐삐 전자수첩 팩시밀리 기능을 한데 모은 정보단말기로
올해부터 서서히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제품.

현재까지 국내에서 시판된 전자제품중 가장 정보가전의 개념에 근접한
상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LG는 최근 디지털방식의 PDA를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시장주도는 물론
"이미지 메이킹"에서도 뒤지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휴대가 간편한 핸드헬드PC 역시 정보가전의 컨셉트에 맞아 떨어지는
제품이다.

대우전자는 전통적인 가전제품인 TV를 통해 정보가전에 접근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개발된 첨단 상품 대부분이 TV를 매개로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을 접속시킬 수 있는 인터넷 TV와 위성방송수신기를 내장해 별도의
세트톱박스 없이도 위성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와이드 TV등은 대표적인
상품.

대우는 인터넷 뿐만 아니라 PC통신이 가능한 TV등도 개발중이며 11개국
언어를 동시에 청취할 수 있는 제품도 올 상반기중 시판할 계획이다.

가전 3사의 차별화된 전략은 정보가전시장의 밑그림이 아직 완전히 그려져
있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

기존 가전에 디지털 인터넷 등 신기술을 접목시킨 정보가전의 경우 아직은
미래형이라는 것.

특히 가전 3사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모두 "멀티미디어"로 집약된다.

이들이 정보가전시장 선점을 위해 벌이는 각축전은 그래서 더욱 흥미를
더해갈 것 같다.

< 이의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