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진로그룹 처리를 위한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결성되는대로 진로의
해외채무를 우선 변제해줄 계획이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진로그룹이 발행한 해외채권을 사들인 외국금융기관들
은 최근 진로그룹에 대한 "디폴트" 결정 여부를 놓고 법률검토에 나서는 등
진로사태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신용도 하락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디폴트"는 채무불이행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일종의 부도로 통용되는 금융
관행으로 디폴트가 선언되면 진로그룹이 발행한 FRN(변동금리부채권)이나 CB
(전환사채)를 매입한 외국금융기관들은 즉시 채무변제를 요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한국계 기업에 대한 국제신인도의 추락을 막기 위해서는
진로그룹의 해외채무를 우선 갚아야 한다고 보고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에
국제채무 우선 변제를 허용토록 할 것을 건의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한보와 삼미에 이어 진로그룹까지 국제금융시장에서
디폴트를 당하게 되면 국가신인도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진로그룹은 지난해 (주)진로가 홍콩현지법인을 통해 5천만달러의 FRN을
발행한 것을 비롯 수억달러의 해외채권을 발행해둔 상태이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