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그룹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내놓은 양재동과 서초동부지 의정부백화점
청주진로백화점등 4건의 매물을 놓고 진로측과 유통업체들의 밀고 당기기가
한창이다.

롯데 신세계 현대등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는 물론 외국 유통업체인
한국마크로도 이 매물의 적정한 매입금액, 땅의 활용방안등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작업을 진행중이다.

이 작업에는 각 업체의 점포개발팀이나 신규사업팀 인력이 총동원되고있다.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이들 업체는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별 관심이 없는양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물론 진로측의 조바심을 유발, 부동산 값을 낮추려는 의도이다.

실무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일단 양재동 화물터미널부지는 유통업계
관심권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이 부지는 2만7천8백여평에 이르는 강남지역 노른자위 땅이어서
장기적으로 엄청난 개발이익이 기대되는 곳이다.

그러나 땅사는데 5천억원, 복합상업시설등으로 개발하는데 5천억원은
족히 들것이란게 업계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따라서 대형 유통업체라 하더라도 1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먼 장래의
이익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아크리스백화점 바로 앞에 있는 서초동 남부버스터미널 부지 8천5백평도
유통업체들의 구미가 당길만한 부지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이 땅을 둘러싸고 4~5개 업체가 물밑 접촉을 벌이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로측은 이 땅을 팔 경우 평당 2천5백만원씩 2천1백25억원정도를 받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LG그룹에 1천8백억원에 파는 가계약을 맺었다는 설이 유력하게
흘러나오고 있어 2천억원이상 받기는 다소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진로 입장에선 땅값을 한푼이라고 더 받을수있는 쪽으로 팔게 분명해
아직 주인은 불투명한 상황.

롯데 신세계 현대등 대형 백화점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서초동 땅에 점포를
짓기에는 땅값이 너무 비싸고 각사의 출점계획상 중복되는 면이 있어 매입에
적극적인 입장은 아니다"면서 "저리자금을 들여올수있는 외국 유통업체라면
이곳에 할인점 개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청주진로백화점(진로측 제시금액 4백10억원)과 의정부백화점(제시액
1백21억원)도 유통업체들의 "입질"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두 백화점은 비교적 덩치가 작고 짭짤한 장사로 흑자를 내는
점포들이어서 진로종합유통이 소유한 4개의 매물중 가장 빨리 팔려나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강창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