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은행연합회장이 정태수 총회장으로부터 작년 총선전에 선거자금으로
5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검찰의 한보수사과정에서 확인되자 이회장이 회장직을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금융계에서 대두되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비도덕적인 기업의 대명사로 지목되는 한보로부터
거액의 검은 돈을 받아쓴 인물이 공공성이 짙은 은행연합회장직을 맡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견해가 팽배해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한보때문에 은행장들이 줄줄이 구속된 마당에 은행권의
대표격인 연합회장이 거액을 받아 썼다면 어떻게 은행장들에게 금융개혁이나
투명한 은행경영을 독려할수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은행 간부는 "비록 연합회장 취임전이라고 하지만 부도덕한 "한보돈"으로
선거를 치른 인물이라면 금융계의 좌장격인 연합회장으로 부적격한 인물"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전국민주금융노조연맹 준비위원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금융기관
의 자율단체인 은행연합회가 도덕불감증에 젖은 특정 정치인의 활동근거로
자리하는 것을 분명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한은노조도 성명을 내고 취임이후에도 선거구인 충북 옥천.영동.보은의
신한국당 지구당 위원장직을 겸직하고 있는 이회장이 은행계의 대표자리에서
물러나 지구당 위원장직에 전념하도록 촉구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