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는 크게 두가지 모델이 있다.

하나는 "밀어붙이는 탱크형"이고 다른 하나는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치밀형"이다.

전자의 대표주자가 뉴코아백화점이라면 후자의 대표격은 신세계백화점이다.

탱크형의 전형은 바로 김의철 뉴코아그룹회장.

반면 치밀형의 모델을 세운 이는 유한섭 신세계그룹 회장이 손꼽힌다.

김회장이 자수성가형의 오너이며 유회장은 16년째 대표이사 자리를
맡고있는 전문 경영인이라는 면이 차이라면 차이다.

김회장은 원래 건설출신이다.

보일러업체였던 한신공영을 건설업체로 변신케해 서울 반포일대 뽕밭을
한신타운으로 일군 사람이 바로 김회장이었다.

지난 78년 서울 잠원동의 70평짜리 슈퍼마켓을 모태로해 이제는 어엿한
재계순위 25위의 유통그룹을 일궈낸 인물이다.

91년부터 다점포화의 시동을 걸어 백화점 14개, 할인점 15개를 "붕어빵
찍어내듯" 잇따라 개점시켜 관련업계를 경악(?)케 했다.

유회장의 화려한 경력과 업적도 웬만한 오너경영인에 못지않다.

삼성그룹 공채 5기인 그는 75년 의류사업부장으로 신세계와 인연을
맺었다.

77년 이사, 78년 상무, 80년 전무, 81년 부사장, 83년 사장으로 고속승진을
거듭, 월급쟁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했다.

최근 신세계가 삼성그룹에서 분리,완전한 독립경영체제를 갖춤으로써 그의
역할에는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