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이 최고 경영진 개편설로 술렁이고 있다.

세계경영 2기를 맞아 해외본사제를 도입키로하면서 회장급을 포함한
최고경영진들의 해외발령이 기정사실화되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말 경기도 용인소재 고등기술연구원에서 있었던 창립
30주년기념세미나를 계기로 이같은 변혁의 징후는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이날 김우중회장은 세미나에 참석한 1천2백여명의 임원들에게 "그룹전체적
으로 국내임원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2천5백억원에 달한다"며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얘기는 곧 현 임원중 절반정도를 해외로 보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김회장은 또 "해외로 정 못나가겠다면 사표쓸 각오를 하라"고까지 말해
임원들을 바짝 긴장시켰다.

그는 이어 "적절한 시점에서 나도 모범을 보이겠다"고 말해 김회장
자신도 해외지역본사중 하나를 맡아 해외에서 활동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고
했다.

김회장은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50세 이상 임원은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지론을 강조해왔는데 이날은 그 어느때보다도 톤이 높았다는게
참석자들이 전하는 후문이다.

이에따라 그룹내에서는 해외본사제의 시행계획이 구체화될 오는
6월말쯤에는 대폭적인 경영진 교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본사제의 시행을 위해 대우는 내주쯤 윤영석 총괄회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본부장급으로 구성된 해외지역본사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킬 예정인데
이 위원회에에서는 해외본사제의 운영방식과 인력배치등을 맡게 된다.

현재 해외지역본사 후보지로는 중국 베트남 미국 미얀마 인도 우즈베키스탄
폴란드 루마니아 프랑스 수단 등 10곳이 확정됐다.

대우는 또 멕시코 러시아 알제리 모로코 필리핀 파키스탄 브라질 중 5곳을
추가로 검토중이다.

이들 지역본사의 책임자는 회장급이나 사장급들에게 맡긴다는게
김회장의 방침이어서 현재 10명인 대우그룹의 회장단은 전원 해외본사로
나가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제는 일부 회장들이 해외본사로 나가기를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그룹내에서는 일부 회장들의 경우 차제에 아예 그룹을
떠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우그룹 관계자는 사직할 가능성이 있는 몇몇 회장을 구체적으로 거명
하며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