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력을 증진시키고 스트레스를 풀어준다는 소위 "두뇌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씹는 껌에서부터 음료 뇌파학습기 컴퓨터소프트웨 책에 이르기까지 두뇌
상품은 종류도 가지가지다.

머리를 좋게 해준다는 돼지고기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두뇌상품은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두뇌상품중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머리를 좋게 한다는 뇌파학습기.

중고수험생을 겨냥한 이 제품은 우리국민 특유의 높은 교육열과 맞물려
최근 2~3년간 평균 1백%이상의 초고속성장을 해왔다.

시장규모가 벌써 연간 1천억원대로 커졌다.

뇌파학습기는 원래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신호음을 들려
주어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개념의 치료기성격이 강했다.

국내에 상륙하면서는 집중력을 키워 학습효과를 높여준다는 뇌파학습기로
탈바꿈한 것이다.

현재 "엠씨스퀘어"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으나 "바이오소닉" "닥터
비트니스" 등 유사한 기능의 제품들도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초에는 웅진코아가 "브레인Q"라는 새로운 차원의 뇌파학습기를
내놓아 업체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추세다.

뇌파학습기는 대당 가격이 30만원을 홋가한다.

하지만 과외비를 생각하면 결코 비싼게 아니라고 관련업체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업계에선 현재 월20만개 정도인 뇌파학습기 시장이 50만개까지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껌에서 과자 우유 요구르트 돼지고기 음료에 이르기까지 두뇌개발을
표방한 식품들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두뇌개발물질이 DHA.

특히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과자 우유 요구르트 참치캔 등에는 DHA첨가가
필수요소처럼 돼버렸다.

이들 고급 기능성제품들은 가격도 비싸 기업들에게도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롯데제과와 해태제과가 "두뇌껌"을 선보이며 껌전쟁을 벌였다.

"브레인"과 "DHA-Q"로 씹으며 기분을 좋게 하는 알파파가 나온다는 것으로
각사의 주력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제일제당은 본격적인 두뇌음료 "체인지업"을 개발했다.

수험생을 위한 두뇌활성 드링크라는 것.

제일제당은 이 제품이 정신을 맑게 하고 머리를 시원하게 하는 썬알파
성분을 주원료로 집중력향상, 기억력증진, 졸음방지효과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두뇌열풍은 축산물에까지 번졌다.

DHA를 함유한 특수사료를 먹인 돼지고기와 달걀들이 고급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이름도 제일제당의 "아이큐란", 미원의 "하이포크" 등이다.

뇌관련 서적으로 대표적인 것은 "뇌내혁명".

일본에서는 무려 6백만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2월 출간돼 22만부가 팔렸다.

종로서적, 교보문고 등이 집계한 비소설분야판매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베스트셀러 상위에 랭크돼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뇌내혁명2"가 나와 6만부가 팔리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출판사측은 "우울증을 겪고 있는 주부, 명예퇴직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억압적인 분위기속에서도 가급적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는 현대인이 많아 베스트셀러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의대 서유현 교수의 "뇌를 알고 머리를 쓰자" "두뇌장수학"도
의학서적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어 서교수는 "바보도 되고 천재도 되는 뇌의 세계"라는 책도 발간했다.

이 책들에서 서교수는 뇌에 관한 상세한 지식과 효율적인 뇌 활용법을
전해주고 있다.

이들 책이 인기를 끌자 유사한 제목과 표지디자인을 갖춘 수십종의 책들이
서점가에 나돌고 있다.

컴퓨터소프트웨어회사들은 어린이두뇌개발용 소프트웨어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LG소프트의 "팬더"시리즈, 삼성전자의 "아이큐업"시리즈 등 대기업제품과
인터하우스의 "영재만들기" 등 수많은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주로 게임형식으로 놀고 즐기면서 두뇌를 개발한다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 모차르트음악이 두뇌에 좋다는 연구결과를 이용, 최근 국내 음반
회사가 "모차르트와 두뇌개발을"이란 제품을 내놔 화제와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