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식이".

대현코퍼레이션이 새로 만든 음식물 탈수건조기의 이름이다.

이 건조기는 단숨에 15kg에 이르는 음식물찌꺼기를 말끔히 짜준다.

그동안 개발된 음식물탈수기는 건조시간이 오래 걸렸다.

적어도 2~3시간을 돌려야 건조가 됐다.

그러나 짜식이는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

어떤 음식물찌꺼기이든 10분안에 말려준다.

강력한 모터가 부착돼있어 대용량을 처리할 수 있으면서도 소음이 나지
않는다.

가격이 싼데다 살균기능까지 장착돼있어 음식물은 물론 행주까지 살균
건조해줘 보건소에서 검사가 나와도 아무런 탈이 없다.

이 제품은 젖은 음식물찌꺼기를 버리지 못하게 하면서 중대형 음식점을
비롯 학교 호텔 병원 관공서 등에서 주문이 밀리고 있다.

이 짜식이는 정병욱(45)사장이 고민끝에 개발한 제품.

그동안 주생산품이던 골판지상자 자동포장기인 제함기의 국내수요가
주춤한 점을 극복하기위해 시작한 것.

4월들어 짜식이의 주문은 하루 50대선.

하반기엔 하루 1백대 정도를 출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상반기중 서울에 약 30개의 대리점을 구축할 계획.

지방에도 15개의 대리점을 만들 방침이다.

정사장의 상황적응력이 또 성공을 했다.

그의 이같은 변신은 처음이 아니다.

처음에는 무역업을 했다.

하중변환기로드셀 등 자동화관련기계부품들을 수입하다가 지난 87년부터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1회용 주사기 자동침 접착기를 생산하다가 다시 포장기계쪽으로 바꾼 것.

첫작품인 주사기 자동침접착기개발에 1년여를 끌었다.

큰 재미는 못봤다.

하지만 이기간동안 대단한 기술축척이 이뤄졌다.

포장기계를 만들 수 있는 노하우를 얻은 것이다.

당시 기업들은 인건비상승에 따른 제조경비상승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였다.

따라서 생산라인의 자동화에 관심을 쏟던 시기.

대현은 이탈리아 시아트사로부터 골판지를 테이프로 접합시키는 봉함기를
수입, 포장기계의 원리를 배웠다.

90년엔 캐나다 웩사사와 기술제휴, 제함기의 국산화에 나섰다.

이 제품이 식품 제약 가전 화장품업계 등 수요업계의 호응을 받으면서
매출이 일어났다.

이 회사는 무역업을 하면서 닦은 안면을 이용, 기술력을 높여나갔다.

이 덕분에 웩사사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제함기를 개발한 대현은
제함기의 성능을 보완한 신모델을 독자기술로 이뤄냈다.

로열티를 물던 대현은 이 모델에 대해 웩사사에 로열티를 내고 기술을
사가라고 요구하게 됐다.

현재도 이들 제함기는 대부분 일본기업에 납품한다.

중소기업이 산업기계를 일본으로 수출하는 경우는 참 드문일이다.

무역회사로 풍파없이 성장해 나왔음에도 수입업체로서는 외국기업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데에 자존심이 발동, 제조업체로의 변신을 꾀한 것이
이런 성공을 거두게 됐다.

물론 제조업체로의 변신에 어려움도 뒤따랐다.

기술인력 6명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당시엔 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남아있는 종업원들에게 최선의 대우를 해줬다.

종업원지주회사로 만들려는 뜻도 이때 생겼다.

종업원들의 뭉친힘이 이번에도 짜식이를 단기간안에 개발해내는데 큰
힘이 됐다.

이제 짜식이들이 국내 탈수건조기시장을 휩쓸 전망이다.

< 이치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