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기산업의 구조가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대한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4사의 경쟁체제에서 신설될 공동회사를 중심으로 한 "단일 완제기 생산
체제"로 전면 개편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기체제작 4사는 최근 항공기 개발과 수주를
전담할 한국항공우주산업(가칭)을 설립키로 한데 이어 항공기의 최종조립
까지 신설회사가 맡고 기존 4사는 부품생산에만 전력한다는 항공산업개편
안에 사실상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기산업은 기체4사의 경쟁체제에서 신설회사가
독자적으로 항공기의 수주에서부터 개발 생산 시험평가까지 일괄적으로
담당하는 강력한 단일회사체제로 급전환되게 됐다.

공동회사 설립안에 따르면 업계는 공동회사의 설립자본금을 1천억원으로
책정하고 2차례에 걸쳐 6천억원을 추가로 출자해 명실공히 국제경쟁력을
가진 종합항공회사로 키울 방침이다.

인력도 초기엔 5백40명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1천5백여명선으로 늘리기로
했다.

항공기의 최종조립을 위한 시설은 새로 건설할지, 기존업체의 시설을
인수할지 확정되지 않았으나 신설회사가 삼성항공 사천공장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합항공기 제조회사의 출현은 국내 업계가 그동안의
주도권 다툼을 끝내고 공고한 협력체제로 돌입함을 의미한다"며 "신설회사는
중형항공기사업, 고등훈련기(KTX-2)사업 등 지지부진하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수주활동에도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통상산업부 관계자는 "업계가 단일 완제기생산에 합의한 만큼
정부도 직접 또는 간접출자방식을 통해 이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