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용 로봇은 80년대초 자동차공장에서 처음 도입됐다.

자동차 3사가 생산라인을 자동화하기 위해 용접 등 일부 생산라인에 사람이
아닌 기계인간(로봇)을 대신 집어넣은 것이다.

산업용 로봇의 수요는 80년대 중반부터 인건비가 상승하고 3D업종에 대한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급증하기 시작했다.

전기 전자 등 다른 업종들도 앞다투어 생산현장에 로봇을 투입, 본격적인
"로보토피아"의 시대를 열었다.

또 기아중공업 대우중공업 등 전문 업체들이 등장, 산업용 로봇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기아중공업은 88년 일본 가와사키중공업과 기술제휴를 맺고 "1백kg급
프레스간 핸들링 로봇"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95년엔 "6축 수직다관절 로봇"
의 순수 독자모델 개발을 통해 기술축적의 계기를 마련했다.

현대중공업은 85년 산업용 로봇을 판매 개시한 이래 96년 로봇생산 3천대를
돌파했다.

현재는 "1백20kg급 수직다관절 로봇" 및 "1백50kg급 SCARA타입 팔레타이징
로봇"의 국산화로 로봇시장 자립화를 위한 기초를 닦았다.

이에 따라 90년 2백9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로봇산업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1천4백80억원으로 급증했다.

오는 2005년에는 1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95년 현재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로봇보유대수도 51대로 일본(2백10대)에
비해선 크게 낮지만 스웨덴(54대) 독일(52대) 등에 이어 세계 4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기초기술은 여전히 문제다.

수치제어(NC)장치 서보모터 등 핵심부품을 아직도 일본 등 선진국에의
의존도가 높은 형편이다.

주요부품을 국산화하지 못하고 선진국에서 수입해 조립생산하거나 완제품을
들여다 판매하다보니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편 세계 로봇시장의 규모는 95년 7만5천5백대였으며 99년엔 14만5천7백대
로 두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