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경영을 목표로 민영화 이전에 체질개선작업을 끝낼 계획입니다"

지난달 주총에서 사장으로 선임된 남해화학 이동훈(57)사장은 "앉아서
장사하는데 익숙해 변화를 싫어하는 공기업 체질을 완전히 벗겨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남해화학의 문제점이라면.

"만들기만 하면 전부 팔리는 쉬운 장사에 안주해 온 게 사실이다.

민영화 이후에도 이런 자세가 계속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고객서비스 위주로 조직운영체제를 정비하기 위해 생산 판매 물류
수출 연구등 경영전반에 대해 진단작업을 벌이고 있다"

-종업원들에게 다소 무리한 변화 요구는 아닌지.


"남해화학 사원들은 대우가 민간기업에 못지않은데도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

타사와 경쟁해 싸워 이기고 그 가운데서 성취감을 느낀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또 기업홍보가 제대로 못 돼 회사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탓도 있었을
것이다.

CI(기업이미지통합)개정 작업을 벌이겠다고 하니까 오히려 사원들이
더 좋아한다"

-민영화는 예정대로 상반기에 실시되는가.

"정부가 발표한 사항이니 예정대로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기가 아니다.

언제 민영화되더라도 곧바로 민간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농협이 주인이 되면 비료 이외의 다각화가 어려울 텐데.

"그 반대로 봐야 한다.

농협도 남해화학이 비료만 만들겠다고 하면 분명히 반대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농민들에게 싼 가격에 안정적으로 비료를 공급하는
것이다.

수출을 늘리고 다각화를 통해 수익을 많이 내면 비료 가격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농약 생명공학등 정밀화학과 농자재
등으로 다각화하는 것은 필수다.

현재 70%인 비료비중을 2000년대 초에는 30%로 낮추고 정밀화학등
고부가가치 사업비중을 70%로 늘릴 계획이다"

-해외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지.

"남해화학의 세계화는 그동안 공기업으로서 제약이 많았다.

앞으로는 직접 나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어디라도 진출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는 비료에 관한한 무한한 시장이다.

북한도 배제할 수 없는 지역이다"

이사장은 지난 62년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이후 30여년을 상공부
(현 통상산업부)에서 근무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

공업진흥청장 상공자원부차관등을 역임했다.

지난 92년에는 수출보험공사를 설립, 초대사장을 지냈고 95년말부터
생산성본부회장을 맡아왔었다.

제조업경영은 이번이 처음이다.

< 권영설 기자 >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