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골이 깊다.

임금동결과 함께 소비자들의 지갑이 바짝 졸아들었다.

기업들은 물건이 안팔린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이런 불황시대에도 여전히 히트상품은 있기 마련이다.

오히려 불황이기때문에 더 잘 팔리는 상품도 있다.

본지는 신한종합연구소가 분석한 "불황기 상품전략"이란 보고서를
중심으로 불황인 올해 어떤 제품들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인지 가격전략,
스피드전략, 고품질전략으로 나눠 3회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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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성공전략의 키워드는 저가지향이다.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진다.

소비자들의 저가지향에 대응하기위해 상품 코스트 또는 유통코스트를
낮아야한다.

소비자의 저가지향이 성공하는 대표적인 예는 최근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는 창고형 할인매장이다.

회원제인 프라이스클럽, 킴스클럽, 한국마크로와 비회원제인 E마트,
까르푸, 그랜드마트등이다.

가격파괴와 박리다매를 앞세운 이런 신유통업체 신설붐은 롯데백화점의
롯데마트, 삼성물산의 홈플러스, 현대백화점의 H마트(가칭) 미도파의
M마트(가칭)으로 연말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유통업체의 출점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3년내에 1백개에 가까운
신규 할인점이 추가로 생겨날 예정이다.

여성의류부문에서도 저가지향의 바람은 거세다.

"나이스크랍" "주크" "데코"등 신세대를 겨냥한 제품들은 경쟁제품보다
10-20% 싼 가격을 제시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저가지향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시장에서 소비자의 가격민감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백화점들이
일반제품보다 30-50%싼 PB(자체상표)상품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데서도
알수있다.

유통업체인 다이에가 PB상품인 20인치 컬러TV를 2만9천엔(20만원)에
팔아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소니가 한국시장을 겨냥한 초저가 컬러TV를 내놓겠다는 전략도 우리나라가
불황을 겪고있기 때문에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LG, 대우등 가전회사들이 기본기능충실을 강조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기본기능을 잘 만들도 불필요한 기능은 과감히 없애 코스트를 낮추겠다는
의도가 들어있다.

같은 가격이라면 더많이 준다는 "플러스"전략도 결국은 저가전략과 같다.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널드가 1천원에 푸짐하게 한끼 식사를 할
수있다는 광고로 눈길을 끌고있다.

게스의 "맘보청바지", "닉스청바지"등은 덤으로 주는 특이한 판촉물로
히트상품 대열에 올랐다.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판매한 "비과세 가계장기저축"도 세금이 없다는
장점과 함께 보험무료가입, 장기저리대출, 경품제공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각종 금융기관 항공사들이 제공하는 마일리지서비스도 불황기 "플러스"
전략의 하나다.

앞으로 같은 제품이면 싼 가격, 같은 가격이면 더 많이 주는 제품이
히트상품리스트에 계속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