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단가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건비는 급등하는등 국내 제조업체들이
최악의 경영여건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에 제조업체들이 생산한 수출품의 단가는
전년에 비해 5.0% 하락했다.

반면에 임금상승률은 12.2%로 95년 9.9%보다 훨씬 높아 상품의 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이 생산한 부가가치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95년의
47.7%에서 작년 상반기중에는 51.6%로 높아져 인건비 비중이 절반을 훌쩍
뛰어넘었다.

또한 임금의 큰폭 상승이 상품의 제조원가를 올리면서 동시에 제조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95년의 18.0%에서 작년 상반기에는 18.1%로 확대
됐다.

결국 제조업종이 수출가격의 하락 및 인건비 급증에다 원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최악의 경영여건을 맞고 있는 셈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 이후 엔화약세까지 겹치면서 수출 채산성을 더욱 악화
시키고 있어서 제조업의 경영환경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품의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오르는 등 고비용
구조가 심화되면서 국내제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산업공동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며 경직된 고용 및 임금 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
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