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업계가 한보 부도로 발생한 부실채권의 회계처리를 놓고 고심중이다.

25개 리스사 가운데 한보에 물린 회사는 21개사.

규모만도 1조2천억원대에 이른다.

물론 리스업계는 부실채권을 단순히 특기사항으로 회계처리해 감사보고서에
공지사항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일부 리스사가 3월말 결산을 앞두고 접촉한 외부 감사인(공인회계사)
의 입장은 다르다.

회수가 힘든 부실채권이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에서 까야 한다는 것이다.

대손상각처리를 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문제는 이럴 경우 자기자본 잠식은 물론 신인도에도 큰 타격을 입어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리스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리스업계는 한보 부실채권과 관련해서는 적어도 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계처리를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의 경우 한보 부도로 생긴 부실채권의 내용을 감사보고서에 공지사항
으로 싣는 것으로 회계처리를 하기로 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 회계처리문제는 은행감독원이 중재에 나서 타협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업계는 마땅한 중재기관도 없는 상황이라 14일 25개 리스사의 회계
담당자들이 리스협회에 모여 업계의 의견을 한데 모은뒤 관련 회계법인들에
전달하기로 했다.

<오광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