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성 경총 신임회장은 지난달 25일 회장에 선임된후 처음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면방업계의 예를 들며 "업종별로 임금과 단체교섭을 공동으로
벌이는 것이 성숙된 노사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앞으로 노동계와 대화할 계획은 있는가.

<> 김회장 =회장 취임후 처음으로 오늘 오후 경총 사무실에 가는 것이니
이제부터 계획을 짜겠다.

-민주노총도 대화상대에 포함되나.

<> 김회장 =민주노총도 합법화되면 대화상대로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합법화되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대화상대가
되지 않겠나.

-자신의 회사인 전방의 노사관계는 어떤가.

<> 김회장 =면방업계의 경우 회사 역사가 긴만큼 노조의 역사도 길다.

그러다 보니 면방업계의 노사관계는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6년간 면방업계에선 모든 방직협회 회원사들이 공동으로
임금과 단체교섭을 벌이고 있다.

이는 경영자간이나 노조간 협조가 필수적인데 면방업계의 경우 큰 문제가
없다.

이런 형태가 모범적인 노사관계라고 생각한다.

-경총회장 재임중 업종별 공동 임금교섭을 추진할 계획인가.

<> 김회장 =업종별 특성이 달라 일괄적으로 성사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경영자들에게 그런 방안을 설득할 생각은 있다.

(이때 조남홍 경총부회장은 "현재 세계적인 추세는 업종이나 상급단체의
공동 교섭에서 기업별 교섭형태로 내려오고 있는 추세"라며 "이 문제에
대한 경총의 입장을 신임회장에게 보고하고 조율할 예정"이라고 부연 설명
했다)

-노동관계법 단일안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김회장 =결사의 자유를 보장해 준다는 차원에서 복수노조 허용이 논의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에선 상급단체의 복수노조는 허용하되 개별 사업장에선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 노조 전임자에게 회사에서 월급을 주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
뿐이란 점도 감안해야 한다.

선진 외국 기업들에선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을 조합원 회비에서 염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조합원 회비도 자연스럽게 아껴 쓰게 된다.

또 대구에 있는 어떤 하청업체에 가 보았더니 노조위원장이 일을 하면서
퇴근후에 과외로 노조활동을 하더라.

중소기업에선 상대적으로 노조활동이 적기 때문에 굳이 전임자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노동계에 바라는 점은.

<> 김회장 =선진국처럼 노동운동도 합법적으로 해달라는 것이다.

지금은 위법이더라도 힘이 있으면 모든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인식을 바꿨으면 한다.

역시 대화를 하는 게 최고의 방법이다.

-경총회장 재임기간중 목표로 삼고 있는 점은 무엇인가.

<> 김회장 =노사 양쪽이 모두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게 목표다.

서로 의심해선 아무 것도 안된다.

마음속으로 신뢰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맡기 싫어하는 경총회장을 수락하게된 과정을 설명해 달라.

<> 김회장 =처음엔 경총회장 요청을 피하려고 애썼다.

이동찬 전회장이 전화를 해도 골프장에 갔다고 하고 피했다.

그러나 이 전회장이 "내가 경총회장을 맡게된 것도 자네 선친(김용주 초대
경총회장)이 억지로 맡겼기 때문"이라며 "이젠 자네가 다시 맡아 줘야 겠다"
고 말할땐 피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일단 맡았으니 최선을 다해 보겠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