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미)=문병환기자>

"스마트화" "모듈화" "청정화" 27일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폐막된
97SAE(자동차엔지니어협회)쇼의 특징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즉 자동차의 전장화와 컴퓨터시스템화가 진전되면서 각종 안전.편의부품이
기능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조립공수와 생산원가 절감을 이룰수 있는 부품의 시스템화.모듈화도
본격적인 실용화단계에 접어들었다.

기존 가솔린 연료를 사용하면서도 공해를 전혀 유발하지 않는 "현실성"있는
차세대 하이브리드형 컨셉트가 모형도 제시됐다.

델파이오토모티브시스템즈 ITT 보쉬 덴소 등 세계적 기업들이 일제히
부품의 소형경양화 시스템화 모듈화를 추구하고 있는 환경친화형 제품
생산에 주력함을 첨단기술의 전시로 보여줬다.

특히 세계적으로 가장 다양한 차부품을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있는 델파이는
이같은 특징적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최대 관심을 끈 첨단 에어백 부문에서 델파이는
종래의 갖가지 결함을 해소할 수 있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조수석 탑승자 유무와 안전벨트 착용여부,탑승자가 성인인가 어린이인가를
감지해 인플레이터를 조정하는 시스템에 대한 전자기술을 컴퓨터시물레애션
으로 시현한 것이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데어터를 감지,처리할 수 있는 센서의 기술적 진전이
이를 가능케 한 것이다.

탑승자의 상태에 따라 에어백 작동을 조절할수 있는 소위 "스마트
시스템"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음을 입증해준 셈이다.

TRW 타카타 얼라이드 시그널 보쉬 모튼오토모티브 브리드테크놀러지등
다수업체가 스마트 에어백 기술을 선보여 이 분야의 중용성을 알려줬다.

기술적 진전에 따라 생산조립측면에서도 혁신적 변화가 예견된다.

바로 "모듈화" 때문이다.

델파이는 자체 설계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모듈부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서스펜션 스티어링 브레이킹 엔진제어시스템등을 통합, 차량안전성과
주행성을 향상시킨 "트락사"시스템, 도어하드웨어와 동력신호전달 안전보안
전기제어 내장시스템등을 결합한 도어모듈시스템, 에어백 모듈시스템,
콕핏모듈시스템, 콘덴서 라이에이터 펜 모듈시스템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모듈화를 이뤄가고 있다.

이에따라 수년내 자동차의 최종조립공정이 10~30여개로 줄어들고 조립공수
및 조립부품수도 25~35%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5일 델파이 크라이슬러및 미국정부기관이 공동발표한 하이브리드형
연료전지 자동차의 차세대 모형은 이번 SAE쇼의 백미였다.

이 컨셉트카는 특수에너지시스템을 통해 가솔린을 수소로 전환하고
수소를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구동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개발돼온
미래형 자동차들의 결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컨셉트카는 자동차의 구조적 변경이 적을 뿐아니라 부산물로 물만
나오고 유해 배기가스가 전무하며 연료의 경제성과 효율성도 뛰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환경친화형 컨셉트카는 델파이의 연료전지및 에너지 변환시스템
기술참여로 오는 2천년대초 개발돼 실용화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SAE쇼에는 대만 중국 브라질 멕시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등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나라들에서 일제이 국가관을 마련, 눈길을
끌었다.

우리의 경우 대우에서 대형부스를 마련, 동양기전 동해센트랄 신창전기등
10여개 부품업체가 제품을 전시, 한국관을 대신했다.

대우는 한국기업으로 유일하게 지난 91년부터 매년 이 전시회에 참가,
한국산 부품을 북미시장에 알리고 보급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부품이 최고의 수출 효자노릇을 하는데는 이같은 숨은 노력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부품수출전략회의차 코보센터를 찾은 강병호대우사장은 "국산부품을
꾸준히 알려온 덕택에 대우에서 지난해 북미시장에 1억달러를 수출했다"면서
"품질인지도도 높아지고 있어 오는 2천년에는 5억달러 이상을 이 지역
자동차메이커들에 공급할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부품메이커들도 대우와 협력해 북미시장을 적극 공략,근래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우정밀은 기존 포드 클라이슬러에 이어 올들어 GM(캐딜락)과도
거래관계를 형성, 모터류만으로 올해 5천만달러, 내년 7천만달러를
수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창전기도 올해 GM에 카세트를 공급키로 했고 동양 기전도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공급문제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가 이들 업체에 또다른 수출기회를 부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번째 SAE쇼에 참가하고 있는 강태룡센트랄 사장은 "전시업체들이
종래의 단순제품 판매방식에서 탈피해 이제 기업이미지및 기술마케팅
단계에 들었음을 확인했다"며 이같은 세계적 자동차부품 기술쇼가
우리 기업들에 기술개발및 수출자극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