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기 좋고 쓰기 좋은 "슬로건"을 만들기 위한 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기업슬로건이란 해당 기업이 지향하는 비전과 목표를 압축해 한 두마디
단어로 표현한 것.

따라서 기업이미지의 고양은 물론 상품광고 못지않은 광고홍보효과가 바로
기업 슬로건에 의해 얻어질 수 있는 셈이다.

LG전자는 최근 기업슬로건을 기존 "감동의 시작"에서 "챔피온 정신"으로
변경했다.

특히 월계관을 광고문안에 사용해 챔피온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정도를 걷는 진정한 챔피온만이 월계관을 쓸 수 있다"는 의미로 이같은
광고가 기획됐다고 LG전자 관계자는 밝혔다.

경쟁관계에 있는 대우전자는 "탱크주의", 삼성전자는 "스마트&소프트"와
"멀티미디어의 삼성전자"를 각각 기업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중 "탱크주의"는 "탱크처럼 튼튼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스마트&소프트"는 조직의 지향점을 함축한 슬로건이다.

개별기업뿐만이 아니라 그룹들도 슬로건을 채택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세계경영, 대우가 있습니다"를 채택하고 있는 대우그룹이 대표적이다.

그룹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성공적인
슬로건중의 하나로 꼽힌다.

현대그룹의 슬로건은 "기술의 현대, 세계의 현대"와 "가치경영" 두가지.

"기술의 현대."는 기술로 일어선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주로
대외적인 슬로건이며 "가치경영"은 조직원 내부를 겨냥한 슬로건으로
볼 수 있다.

삼성그룹의 슬로건은 "고객과 함께 세계로 미래로".

상당 기간 어필했던 슬로건이었으나 너무 추상적이고 그룹의 지향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어 바꾸는 것을
검토중이다.

LG그룹은 지난해부터 "도약 2005"를 슬로건으로 채택, 공격경영을
지향하는 그룹의 이미지를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정도경영 LG"와 병행하고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도약 2005"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게 그룹관계자의 전언.

선경그룹의 슬로건은 "수펙스".

"수퍼 엑셀런트"의 준말이다.

또 최근엔 "인재가 자원인 나라 한국, 인재를 키우는 기업 선경"도
사용중이다.

제일기획 PR팀 관계자는 "기업슬로건의 성공여부는 내.외부고객에게
얼마나 어필하느냐에 달려있다"며 "특히 내부고객(직원)을 겨냥한 슬로건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의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