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관이 PC모니터용 브라운관(CDT)을 감산키로 한 것은 전세계적인
모니터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데 대한 자구책이다.

PC용 모니터 업체들은 지난해 들어서면서 경쟁적으로 공장을 증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0% 가까운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관은 PC용 모니터와 컬러TV용 브라운관에서 세계 시장의 15%를
점유하는 메이저에 올라 있어 이번 감산조치는 세계시장에서의 모니터
수급상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운관 업계에서는 삼성전관의 감산을 셋트메이커에 불어닥쳤던
불황의 그림자가 올해 부품업체로까지 확산되는 첫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생산일정과 재고량등을 감안했을 때 통상 셋트메이커의 판매부진이
부품업체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6개월에서 1년정도다.

그러나 이번 감산조치를 통해 PC용 모니터 가격하락을 막을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본이나 대만 등 경쟁국 업체들과의 협의에 따른 공동감산이 아니라
전관 독자적인 결정이기 때문이다.

대만이나 일본업체들은 아직 이렇다할만한 감산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C용 모니터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해 올들어선 15인치
기준 개당 1백10달러 이하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 비해서는 최고 20달러선까지 떨어진 셈이다.

삼성전관측은 "의도적으로 가격하락을 방지한다기보단 공급물량을
줄임으로써 재고 처리비용을 덜고 적정한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삼성의 이번 조치를 계기로 LG전자 오리온전기 등 국내 브라운관
업체들도 PC용 모니터 감산을 신중히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여타 국내업체들은 과감한 감산결정을 내리지는 못하고 일본이나
대만 등 여타 경쟁국업체들의 생산동향만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또 판매력을 강화해 공급과잉분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시장에서 PC용 모니터는 이미 공급능력이
포화상태에 달해 있다"며 "특히 PC 신규수요의 부진으로 판매처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 이의철.김주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