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수지적자규모는 사상 최대인 2백37억2천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16일 ''국제수지동향(잠정)''을 통해 지난해 경상수지는 2백37억
2천만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 95년(89억5천만달러 적자)보다 2.7배나 확대
됐다고 발표했다.

무역수지적자와 무역외수지적자규모도 각각 1백52억8천만달러와 76억8천만
달러에 달해 역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경상수지가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따라 자본수지가 1백72억3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종합수지는 사상최대수준인 57억4천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한은은 지난해 <>교역조건이 12.5%나 악화되는등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약화
로 수출증가세가 한자릿수로 둔화된 반면 <>경기하강에도 불구하고 수입은
소비재를 중심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무역외수지도 여행수지
악화등으로 큰 폭의 적자를 내 이같은 경상수지 적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추세는 노동법파동에다 한보사태까지 겹친 올해도 계속되고 있어
올 경상수지적자규모는 정부의 억제목표(1백40억~1백60억달러)와 한은의
전망치(1백80억달러)를 훨씬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 수출경쟁력의 급속한 약화 =지난해 무역수지는 1백52억8천만달러적자를
나타냈다.

수입증가세가 꾸준한 탓도 있지만 수출경쟁력이 급속히 악화된게 주된
요인이다.

수출증가율(통관기준)은 3.7%로 95년의 30.3%에 비해 현격히 둔화됐다.

주력수출품목인 금속제품이 26.8% 감소한 것을 비롯 반도체등 전자제품과
화공품이 각각 6.8%와 1.6%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가격경쟁력약화.

지난해 수출단가는 <>반도체 61.0% 하락 <>화공품 14.8% <>철강 8.0%등
평균 12.8%나 크게 떨어졌다.

반면 수입단가는 0.4% 하락에 그쳐 교역조건은 지난 80년(13.3% 하락)이후
가장 큰 12.5%나 하락했다.

실제 무역수지는 물량면에선 64억달러의 개선요인이 있었으나 가격면에선
1백69억달러나 악화됐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계속돼 지난 1월 수출은 8.2% 감소했으며 무역적자는
사상최대인 34억8천4백만달러에 달했다.

올들어 지난 10일까지의 LC(신용장)내도액 증가율도 0.8%에 그쳐 수출
둔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 수입증가세 지속 =경기하강기에는 수입이 둔화되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작년엔 이런 패턴도 빗나가 수입증가율이 11.3%에 달했다.

한은은 정보화시설등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것도 원인이지만 사치품을
중심으로한 소비재수입이 크게 늘어난게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소비재수입은 <>승용차(68.0%) <>화장품(50.0%) <>고급의류(41.3%)를
중심으로 21.3%나 증가했다.

이는 경기하강국면임을 감안하면 경기활황기인 지난94,95년(각각 24.6%와
27.8%)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팽동준 한은조사제2부장은 설명했다.

지난 1월에도 수입증가율은 4.5%에 달했다.

<> 무역외수지적자심화 =무역외수지도 여행수지 적자폭확대등으로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무역외수지는 76억8천만달러 적자를 기록, 95년(36억4천만달러
적자)의 배를 넘었다.

이중 34%인 26억1천만달러가 여행수지적자였다.

국내관광산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해외여행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또 운수서비스수지와 투자수익수지도 각각 59억9천만달러 적자와
25억5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