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거대 통신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 AT&T등이 이미 국내시장에 현지법인등을 설치, 교두보를 확보하고
기업이미지 알리기에 적극 나섰으며 일부는 구체적인 진출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시장 개방이후 외국기업은 주로 국제및 시외전화, 회선재판매,
무선통신분야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통신의 우승술 전략영업본부장은 이와관련 "외국업체들은 큰 투자없이
짧은 시간에 영업을 할수 있는 분야에 우선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본부장은 현재 국내에 현지법인등 거점을 갖춘 기업과 국내 통신업체에
투자한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진출방법은 지분제한이 있어 단독진출이 불가능하므로 국내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거나 기존 회사를 인수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 현지법인이나 사무소를 두고 있는 외국 전화회사는 미국의 AT&T
MCI US스프린트(글로벌원) 월드콤 일본 KDD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
홍콩의 HKTI등이다.

캐나다 텔레글로브는 내달중 서울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이들이 현재 하는 일은 대부분 국내 통신업체와의 업무협의등 통신서비스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분야.

그러나 프랑스텔레콤 도이치텔레콤 US스프린트가 합작한 글로벌원은
국제통신카드판매등의 영업을 하면서 자사서비스에 대해 "품질 좋고 값
싸다"는 광고를 내보내 기업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AT&T와 BT는 인터넷서비스를 하고있다.

이들이 아직 기본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시장 개방에
대비한 사전 준비작업은 이미 시작했다는게 국내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업계에서는 이들이 개방이후 국내 상륙을 본격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AT&T는 이미 일본에서 콜백서비스에 나서 국내에도 이사업을 벌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무선분야에서는 이동전화회사인 신세기통신의 주주로 참여한 에어터치
SBC와 국내진출을 여러차례 추진했던 GTE등의 미국기업들이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특히 에어터치는 신세기통신 주식 10.5%를 보유하고 이사 1명을 파견,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으나 개방이후 독자적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SBC도 최소한 신세기통신에 대한 지분확대를 통한 한국내 사업 확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계 시내전화회사인 GTE도 지난 92년 제2이통선정때 선경과, 지난해
제3국제전화사업자 선정때는 롯데와 각각 제휴해 국내진출을 시도했던 점에
비춰 볼때 개방이후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공격적인 해외사업을 벌이는 미국 벨사우스도 한국시장에 관심이 높은
회사로 손꼽힌다.

외국기업이 가장 많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회선재판매.

미국은 지난 84년 국내, 91년 국제회선재판매를 허용해 현재 회선재판매
사업자들이 해당시장의 10%선을 차지하고 있다.

데이콤 김영철 전무는 "미국의 회선재판매사업자수가 무려 1천5백개에
이르고 서비스도 무척 다양하다"며 이들이 국내시장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유럽 아시아 호주지역을 연결하는 독자적인 국제통신망을 갖춘
회사도 있어 이들이 먼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선발의 국내업체가 기반을 갖춰 신규참여업체의 몫이 그다지 크지 않아서다.

그러나 국내시장을 열라고 집요하게 요구해온 외국기업이 비장의 무기를
내세워 급성장하는 한국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정건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