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 휴대용 인공췌장기를 개발,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당뇨환자들에게 새생명을 주고 있는 기업이 있다.

서울 흑석동에 본사를 둔 수일개발(대표 염윤희)이 바로 그 회사이다.

수일개발의 인공췌장기는 건국대의대병원과 서울대의대병원 연대세브란스
병원 최의원(흑석동) 등 국내 여러병원에서 시술되고 있으며 그동안
국내시장의 95%이상을 점유해왔다.

인공췌장기는 당뇨환자에게 미량의 인슐린을 처방대로 정량씩 투입하는
의료기기로 자동펌프 등 관련기술이 까다로워 수일개발이후 개발에 성공한
업체는 세계적으로도 2~3개에 불과하다.

국내에는 현재 미국사와 스위스사의 제품이 수입판매되고 있으나 품질과
가격, 애프터서비스 등 여러면에서 수일개발 제품에 압도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일개발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초기 2백g을 웃돌던 인공췌장기의
무게를 1백g수준으로 낮춘 제4세대 모델 "다이아베캐어 미니"를 현재
시판중이다.

또 그래픽방식의 디스플래이를 채택한 세계 최경량(70g)의 제5세대
모델을 개발, 오는 3월 서울의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리는 의료기기
전시회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부터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G7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차세대 인공췌장기 기술도 개발중이다.

수일개발은 당뇨전문의 최수봉박사(건국대의대교수)가 개발한 인공췌장기를
상용화하기 위해 당초 최박사의 모친 한죽희씨가 설립한 회사이다.

숙명여대 약대교수직을 뒤로하고 경영을 맡고있는 염사장은 최박사의
부인이다.

또 당뇨치료로 이름난 흑석동 최의원의 최현박사(가톨릭의대명예교수)는
최박사의 부친이다.

최박사는 70년대말 서울대의대 레지던트로 재직할당시 당뇨환자들이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것을 보고 연구를 시작했으며 현재 인공췌장기와
관련해 24개의 각종 특허를 갖고 있다.

개발과정에서 생리학을 전공했던 아버지 최현박사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최박사가 인공췌장기를 개발할때만해도 인공췌장기란 개념조차 없었고
이를 이용한 치료법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효과적인 당뇨치료법을 찾고 있던 미국학계에 최박사의
인공췌장기를 이용한 당뇨치료법이 알려지면서 임상결과가 나오기 시작,
현재는 기존 약물치료법을 급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인공췌장기를 이용한 치료로 각종 당뇨합병증을 막을수 있으며 더이상의
치료없이도 당이 정상치를 유지하는 완치까지 기대할수 있다"라고 최박사는
말했다.

< 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