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급컴퓨터를 도입해놓은 뒤 고민에 빠진 중소기업자들이 많다.

하드웨어는 완비했지만 이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해서 걱정한다.

무엇보다 컴퓨터인력을 구하지 못해 부심한다.

그러나 이들의 고민을 면밀히 살펴보면 컴퓨터를 운용할 고급인력이
모자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컴퓨터를 운용할 적절한 소프트웨어
(SW)를구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점이다.

소프트웨어가 나쁘면 컴퓨터가 아무리 좋아도 제구실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이러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한국경제신문은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공동으로 여의도 중진공빌딩에 중소기업SW도서관을
개관, 운영하고 있다.

지난 12월 이 도서관이 개관되자 건잠머리컴퓨터등 53개업체에서
2백10가지의 SW를 제공했다.

또 이 도서관을 찾아와 프로그램을 살펴본 뒤 이를 도입해간 중소기업은
1백여개업체에 이른다.

<>.이 도서관엔 CAD(컴퓨터지원설계)및 CAM(컴퓨터지원제조)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와 열람자들로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

정소프트가 전자CAD 스파이더3.5를 비치했고 부림시스템은 건축용CAD인
오토피라미드를 선보였다.

NAS연구소는 CAD용 한글글꼴을 내놨고 대지정보시스템은 오토CAD용
기술인 뷰매니저등 3종을 전시했다.

CAD부문에서는 서두로직이 가장 많은 소프트웨어를 전시했다.

이 회사가 내놓은 상품은 로직스테이션등 6종.

전자부품업체에서 이회사의 SW를 쓰면 적합하다고 한다.

집적회로의 도면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툴인 마이칩스테이션을 비롯
전자회로및 논리회로등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마이PCB스테이션도
앞선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두로직의 이들 상품은 중소기업외에 각대학의 연구소에서도 도입을
해갔으며 미국 일본등 해외에서도 이를 사갔다.

이 서두로직 소프트웨어의 가격은 종류에 따라 3백만원에서 1천만원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또 한울엔지니어링의 메가CAD도 도서관이용자들로부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도서관을 이용해 가장 먼저 SW를 사간 업체는 정수기제조업체인
거산.

이 회사의 김길호사장은 지난해말 도서관에 들렀다가 이스트엔지니어링
이 전시한 기업회계시스템인 이지파트너를 선택한 것.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회계프로그램들은 복식부기를 컴퓨터에 옮겨적은
수준의 것이었으나 이지파트너는 회계처리방식이 독특한데다 경영분석까지
즉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서 선택을 하게 됐다고.

올들어 이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회계분야의 인력절감은 물론 경영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스턴컨설팅이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사장이 몇개의 키보드만 누르면
즉시 현재 회사의 자금사정이 어떤지, 여유자금이 얼마나 있는지, 적자가
누적되지 않았는지등을 알아볼 수 있는 첨단 SW여서 관람자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올들어 이 회사의 이지파트너를 도입하기로 계약한 기업은 영우냉동
대림식품 한승얀물산등 20여개사에 이른다.

<>.지금까지 중소기업들은 특정한 SW업체를 찾아가 검증없이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사와야 했다.

그러나 이 도서관에서는 필요한 SW를 살펴보고 직접 운용을 해본뒤
고를수 있는 것이 장점.

이 도서관은 중소기업들이 자사에 알맞는 컴퓨터프로그램을 채택하고
적용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도서관안에 자료검색및 소프트웨어시험운용에 필요한 컴퓨터를 설치하고
전문가를 상주시켜 이곳을 방문한 중소기업관계자들이 소프트웨어를
효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도서관은 전시참여업체및 이용자등 모두에게 무료이다.

오는 3월까지 약 5백여종의 중소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확보,수요자들의
선택폭을 더욱 넓힐 방침이다.

SW도서관은 확보된 목록을 제조업용및 비제조업용 공통업종등 세가지로
구분해 자료화 해놨다.

현재 확보된 제조업분야 소프트웨어로는 생산관리시스템을 비롯
레이저레벨측정, 소음진동분석, 직물 식품 의복 전선등 업종의 생산시스템
등이 다양하게 확보돼 있다.

비제조업소프트웨어로는 건설업 도소매업 무역업 서비스업등에서
정보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갖췄다.

공통업종에서는 각종 회계시스템을 비롯 인사급여 판매재고 자동창고
품질관리등 소프트웨어를 마련했다.

<>.전사적 자원관리(ERP)가 기업의 관심사가 되면서 자원관리를 위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기은전산개발이 만들어낸 어시스트는 중소기업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패키지는 외국의 상품들과 달리 국내기업에 맞도록 고안돼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에 적합한 것도 특징이라고 한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각부서의 특성을 살려 전문적으로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것.

SAP코리아도 세가지의 ERP프로그램을 전시하고 있다.

문서인식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해 쌍용정보통신을 비롯 합산컴퓨터
한국인식기술등에서 문서인식시스템을 선보였다.

특히 제조업체의 비용절감및 효율성제고를 위한 소프트웨어가 많아
한국정보처리공사가 제조업체종합관리 SW인 ELW를 내놓았고 새빛무른틀기술
개발은 공정별 자재관리SW를 개발해 내놨다.

이들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를 희망하는 업체는 중소기업소프트웨어도서관
((769 )6712~4)로 문의하면 된다.

< 이치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