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위탁경영은 대미통상마찰을 부른다"

한보철강의 위탁경영인으로 박득표 전포철사장이 내정되고 현재 채권
은행단과 위탁관리인의 역할및 권한등에 대해 협의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
포철은 "한보를 포철이 위탁경영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불가피하다"며 "한보의 위탁경영에 포철을 연관시키지 말아 달라"고 3일
밝혔다.

실제로 포철은 이와관련, 미국측으로부터 상황을 파악하는 문의를 비공식적
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철은 이를 의식한듯 "한보의 위탁경영은 박전사장 개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만약 포철에 기술이나 인력 지원을 요청할 경우 사안에 따라 계약을
맺어 지원하는 형식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포철의 한보의 위탁경영엔 직접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강력한 의사
표명으로 해석된다.

이와관련, 포철 고위관계자는 "한보철강의 위탁경영이 마치 포철이 주도
하는 것으로 비칠 경우 외국에는 포철이 여전히 정부 통제하에 있는 것으로
오해되고 이는 통상마찰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한보철강 지원에 포철이 개입하면 포철제품과 한보제품
이 동일시돼 상계관세등 통상공세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철은 미국에 수출하는 냉연강판과 용융도금강판에 이미 상계관세를 물고
있다.

여기다 한보철강의 위탁경영까지 맡게 되면 마진율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인 셈이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