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 한국은행총재는 한보철강부도파문으로 인한 일본 현지은행의
한국계 은행에 대한 자금지원 기피와 관련, "국내은행 해외지점의 청산능력
에 대한 책임은 한국은행에 있다"며 "국내은행 해외지점의 자금부족 문제는
해외지점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매각이나 본점의 지원을 통해 해결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도쿄등 일부 국제금융시장에서 한보사태가
지나치게 과장되게 알려져 한국계 은행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총재는 "청산능력에 대한 감독책임"이란 이런 일이 지속되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한은이 이들 은행에 지급보증을 서준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달 31일 일본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한보사태
와 관련,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중앙은행이
지급보증을 서지는 못하지만 자금부족현상을 본점차원에서 해소하도록 적극
지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총재는 또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기자본비율 충실화와
조기공시제도등을 통해 감독을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 해외단기차입금리동향과 외화유동성등을 면밀히 검토해
필요할 경우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한은특융을 통해 은행들을 지원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
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