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공간을 떠도는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 인류멸망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 콜로라도주 사우스웨스트연구소의 해럴드 레비즌박사와 지난 94년
목성과 충돌한 슈메이커-레비9 혜성을 발견했던 유진.캐롤린 슈메이커부부는
지구와 부딪칠 가능성이 농후한 이른바 트로이소행성에 관한 연구결과를
최근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대상은 화성과 목성궤도 사이에 산재해 있는 소행성군.

컴퓨터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앞으로 40억년 이후까지 이들 소행성군의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 일부 소행성이 현재의 궤도를 벗어나 불규칙한 궤적을
그리며 태양계를 떠돌다가 지구와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이들 소행성은 목성궤도를 따라 돌고 있는데 중력의 상호작용에 의해
비교적 명확히 구분지을수 있는 2개의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목성의 핵이 형성되고 남은 잔재들로 추정되고 있는 이 소행성집단은
목성을 기준으로 대략 60도정도 떨어져 있다.

이제까지의 연구결과 이 소행성군은 서서히 흩어지고있으며 이미
직경이 1km가 넘는 2백여개의 소행성이 종전의 궤도를 이탈하는등
"태양계의 문제아"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적어도 10억년 이내에는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이
없을 것이란 희망섞인 결론을 맺고 있지만 공룡을 멸망시켰던 "대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마음놓을수는 없을 것이란게 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궤적을 갖는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궤도사이에 존재하는 소행성벨트에서뿐만 아니라 해왕성 바깥쪽에
있는 큐퍼벨트, 그리고 태양계로부터 수십억km나 떨어져 있는 명왕성
외부의 궤도를 도는 혜성군인 오르트 성운으로부터도 출현할수 있다.

헬리혜성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많은 혜성들은 큐퍼벨트에서 떨어져나온
것이며 슈메이커-레비혜성의 경우 목성주변에 산재해있는 소행성군에서
이탈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