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올해 각 소그룹장들의 책임하에 전망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그룹차원의 사업구조혁신을 단행키로 했다.

또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비메모리반도체인 알파칩 <>CDMA단말기
<>2차전지 등 9개 품목을 신수종사업으로 확정하고, 이를 통해 올해
100억달러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키로 했다.

삼성그룹은 27일 이건희그룹회장이 승지원에서 주재한 소그룹장
전략회의를 열고 올해 매출목표를 85조원, 시설투자규모를 9조원으로
각각 확정했다.

또 그룹의 3대 경영방침을 <>소프트경쟁력 강화 <>견실경영 실천
<>사업구조혁신으로 각각 정했다.

이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당면한 과제는 국제수지를
개선하는 일"이라며 "그룹 임직원들은 에너지 절약과 소비재 수입억제를
통해 무역수지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회장은 특히 "대일 수출확대에 경영진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TFT-LCD나 자동차와 같은 신규사업을 수출전략산업으로 키워
무역수지 흑자기조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회장은 "21세기에 한발 앞서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남과 다른 신기술 신디자인
신제품으로 재도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위해 삼성은 올해 디자인부문 1천2백억원을 포함, R&D(연구개발)
부문에만 총 2조2천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회장은 또 "상황이 어려울 수록 수비적인 감량경영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공격경영으로 기회를 선점하는 게 필요하다"며 "소그룹장들은
전권을 갖고 전망없는 한계사업을 정리해 나가라"고 지시했다.

<< 미니해설 >>

삼성 소그룹장 전략회의의 특징은 "전략적 공격경영"의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85조원으로
정한 데서 이같은 사실을 우선 확인할 수 있다.

시설투자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호황이었던 95년(8조원), 96년(8조5천억원)보다 오히려
늘어난 9조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투자전략이 불황극복을 겨냥한 단기적 처방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
기초한 것임을 보여둔다.

이를 달성하기위해 삼성이 특히 주안점을 두는 분야는 디자인 등 이른바
소프트 분야다.

"소프트 경쟁력이야말로 21세기 승부수"(이건희회장)라는 인식이다.

한편 이날 소그룹장회의엔 강진구 전자회장을 비롯해 이수빈 금융소그룹장
, 이대원 기계소그룹장, 윤종용전자소그룹장 등이 참석했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