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장단기금리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회사채수익률이 연11%대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콜금리도 10~11%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연초부터 활강하던 금리가 점차 연착륙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자금수요는 적고 공급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이 불투명하고 대선이 끼여있어 기업의 자금수요는 아직 살아나고
있지 않고 있다.

최근 파업에 따라 재고조정이 저절로 이루어져 재고물량유지를 위한 자금
수요도 사그러들었다.

더구나 지난해말 금리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자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을 미리 끌어당겨 놓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CMA MMF등 단기상품의 수신고가 급증하고 있고 은행의 당좌차월이 상당부분
상환된 것도 이런 현상을 반영한다.

여기다 그동안 채권금리 안정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증권사의 악성보유채권
이상당량 줄어들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11~12월중에 약5천억원의 채권을 털어냈다.

이에 따라 콜금리상승의 주범노릇을 하던 증권사차입금도 5천7백억원이
줄었다.

여기다 주식시장도 다소 회생될 기미를 보여 금리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자금수요는 줄고 있는데 자금공급은 좀처럼 보기 어려울만치
넉넉하다.

한국은행이 올해 통화를 MCT(총통화에 CD와 신탁포함)기준으로 50~67조의
자금을 추가로 풀기로 함에 따라 자금시장은 신선한 공기를 마실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또 지준율도 내달 23일 인하키로 함에 따라 금리인하의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외에 한국은행이 그동안 말만 무성하던 "금리중심 통화관리"를 전향적
으로 검토하고 있는 점도 지금 시장에서는 신뢰감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 15일 은행의 지준방어가 그리 어렵지 않은데도
6천억원을 RP(환매)조건으로 푼 것은 "심리적 불안요인에 의해 금리가
오를대는 즉각 개입한다"는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제 관심사는 금리가 앞으로도 더 떨어져 지난해 봄처럼 한자리수 진입이
가능하느냐에 있다.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여전히 낮은 수위에 있어 금리상승요인은 별로 없다는
점을 우선 고려할수 있다.

공급도 한은의 탄력적인 통화공급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금융개혁작업으로 은행권의 여수신금리가 떨어지면 금리하락세는 가속화될
것이고 증권사의 팔자 물량이 줄어들어 올 상반기도 단기금리가 한자리수에
접어드는 현상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자금시장 실무자들의
판단이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