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금융연구원의 국내은행 합병모델에 공식적으로 반론을 제기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조흥 신한 국민은행이 합병의 주체가 될 것으로 보았으나
외환은행의 분석으로는 현재로서는 합병주체가 될만한 은행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외환은행의 이같은 주장은 은행합병에 대한 은행권 전반의 반대 분위기와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최근 부장및 지점장들을 대상으로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최근의 합병이론에 대한 검토"란 자료를 내놓고 교육을
실시했다.

이 자료는 금융연구원 양원근 연구위원이 "은행합병의 이론과 분석"이란
책자에서 제시한 합병모델은 합병판단 기준으로서 부적절하며 이 모델에
따라 분석하더라도 생존가능 은행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먼저 양위원이 사용한 자료는 94년말 자료로서 현재상황을
제대로 나타내고 있지 못한데다 자산가치 평가기준이 장부가격 기준이어서
실질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96년말 현재 자료로서 양원근모델을 다시 작성할 경우 "은행
가치지도"상 조흥 상업 국민은행의 위치는 생존유망그룹 권역인 오른쪽
상단부에서 왼쪽으로 대폭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 자료를 작성한 외환은행 윤종모 조사팀장(경제학 박사)은 "미국에서도
이 모델에 따라 피합병 그룹으로 분류됐던 뱅크아메리카 네이션스뱅크
케미컬뱅크들이 오히려 합병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이성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5일자).